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의 전말을 조명한다.
오는 29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노력의 기적인가, 빗나간 부정인가–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의 전말’이란 부제로 숙명여고 교무부장 현모씨가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지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다룬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치동 학원가에 믿을 수 없는 소문이 떠돌았다.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숙명여고에서 당시 2학년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매가 동시에 문·이과 전교 1등을 각각 차지했다는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전교 121등과 전교 59등을 기록했던 쌍둥이 자매. 그런데 공교롭게도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가 같은 학교 교무부장 현 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적은 금세 의혹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점은 교무부장에게 정기고사 시험 답안지에 대한 결재권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2년에 걸쳐 쌍둥이 딸들이 속한 학년의 시험 답안지를 아버지가 봤다는 의미다. 대치동 학부모들이 교육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일 쌍둥이에 대한 의혹의 글이 도배됐다. 이를 본 현 씨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급상승한 이유는 내신 위주로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답안지는 교무부장으로서 결재과정에서 1분 정도 본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에 논란은 더욱 확산됐고 결국 교육청 감사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조사 결과 시험 직전에 교무실에 혼자 나와 야근을 한 교무부장의 수상한 행적이 포착됐다. 그리고 압수수색을 통해 쌍둥이의 방에서 시험 과목 정답이 빼곡하게 적힌 수상한 암기장과 의문의 쪽지, 깨알같이 작고 연하게 정답이 적힌 시험지 등이 증거물로 확보됐다. 답안을 유출하지 않았다고 보기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증거들. 그리고 지난 5월,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교무부장 현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현 씨는 판결에 불복하고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가족을 대변해 나섰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진에게 “어떤 바보가 집에다가 그 증거들을 다 놔두겠나. 얼마든지 갖다 버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대로 놔뒀다가 압수수색 와서 다 가져가게 하고, 자기들이 직접 자료도 제출하기까지 했었다. 본인들은 그거(증거물) 안 치웠다, 그대로 놔뒀다”라고 현씨 가족을 대신해 말했다.
제작진은 쌍둥이 자매가 물리와 수학시험에서 암산으로 정답을 맞힌 것은 물론, 교사의 정정 되기 이전의 오답을 똑같이 적어낸 사실 등 쌍둥이 자매에게만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만약 답안을 유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려면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7배나 힘든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하지만 세 부녀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한 번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었던 쌍둥이의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제작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제작진에게 조심스럽게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고.
제작진은 이 무렵 대치동 학원가에 은밀하게 퍼진 또 하나의 소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시험지 유출 사건이 숙명여고에서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었다. 숙명여고 전직 교사 자녀들 대부분 숙명여고에 진학했고, 서울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시험 서류 관련 결재권을 쥐고 있었던 교사들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소문의 내용이 사실인지 실체를 찾아 나섰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추적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2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