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결과가 발표되면서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하고 재수생까지 참여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6월 모의평가의 중요성은 꾸준히 강조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부담은 매우 컸을 것이고, 결과에 대해서도 예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 이 말은 6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자만하거나 낙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6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시험의 특징부터 성적 변동 경향까지, 입시전문기관인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살펴본다.
◇6월 모의평가와 수능의 차이는?
6월 모의평가와 수능의 차이점 중 첫 번째는 응시생의 차이다. 수능에서는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재수생, 반수생을 포함한 졸업생의 참여율이 높다. 졸업생들이 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능 점수를 얻기 때문에 수능 성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시험 범위 및 난이도의 차이다. 6월 모의평가는 수능과 달리 일부 과목(수학 및 과탐Ⅱ)이 전 범위에서 출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6월 모의평가 이후의 범위를 소홀히 할 경우 그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세 번째는 환경의 차이다. 그동안의 모의평가는 늘 공부해 온 교실에서 학급 친구들과 시험을 치른 데 반해, 수능은 처음 가보는 학교에서 낯선 학생들과 치르게 된다. 대학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이라는 부담과 함께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감이 학생들의 실력 발휘에 영향을 주게 된다.
◇6월 모의평가, 수능까지 유지되는 비율은?
진학사에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성적과 수능 성적을 모두 입력한 수험생 1만6373명의 성적을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의 백분위 평균으로(5점 단위) 구분해 비교해 보았다. 학생들의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수능에서 어떤 식으로 변하는지 그 경향성을 살펴보자.
국어, 영어, 수학, 탐구 영역의 평균 백분위는 6월 모의평가보다 수능에서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6월 모의평가와 수능 백분위 평균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비율이 24.3%인데 반해, 5점 이상 하락한 경우는 58.2%에 달했다. 이는 중상위권에 속하는 졸업생 중 6월 모의평가는 치르지 않고 실제 수능에 응시하는 학생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말고사 이후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논술고사, 면접고사 등 대학별 고사 준비로 수능에 집중하기 힘든 측면도 영향을 미친다.
평균 백분위 100~95구간 학생의 성적 하락 비율은 68.2%로 가장 높았다. 이는 최상위권 졸업생 유입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 의학계열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성적 하락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6월 모의평가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다 하더라도 수능 준비에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6월 모의평가 대비, 수능에서 성적이 오를 가능성은?
6월 모의평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수능에서 평균 백분위 점수가 상승한 학생이 17.5% 정도 되며, 특히 6.1%는 두 구간(백분위 10) 이상 올랐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4등급에서 1등급 수준으로 오른 학생도 있다. 그간의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해 취약부분을 보완한다면 수능에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영어 절대평가, 영어 공부 덜 해도 될까?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수능에서도 1등급을 유지한 학생은 46.4%에 불과했다. 39.3%의 학생이 2등급의 성적을, 10.1%의 학생이 3등급의 성적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6월 모의평가에서 3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은 학생들 중 37.2%가 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하는 결과를 보였다. 절대평가임에도 등급이 하락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었음을 감안할 때, 본인의 영어 공부 전략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의 수능 성적을 예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시 원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의평가 성적이 수능까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적 변화에 대한 보다 보수적이고 객관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