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에 졸피뎀 넣어 건넨 고유정…전남편 반격조차 못해

카레에 졸피뎀 넣어 건넨 고유정…전남편 반격조차 못해

기사승인 2019-07-02 13:11:36

전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그간 신장 160cm에 몸무게 50kg의 고씨가 신장 182cm, 몸무게 80kg에 달하는 피해자를 어떻게 살해했는지 미궁에 쌓여있었다. 경찰은 고씨가 피해자가 저녁으로 먹은 카레라이스나 음료에 강력한 수면제 ‘졸피뎀’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1일 고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피해자를 만나기 일주일 전인 지난 5월17일 충북 청주시 한 병원에서 졸피뎀을 처방받은 뒤 인근 약국에서 약을 수령했다. 두 사람과 5세 아들이 만난 것은 같은달 25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테마파크였다.

테마파크에서 시간을 보낸 이들은 이후 서귀포 시내 한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산 뒤 조천읍의 한 펜션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후 7시쯤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카레라이스였고 고씨가 직접 3인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이때 피해자가 먹을 음식이나 음료에 졸피뎀을 넣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고씨는 같은날 오후 8시~9시16분경 강씨를 살해했다. 범행 당시 아들은 펜션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고씨는 강씨에게 약 효과가 나타나며 졸려워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씨는 고씨에게 반격하지 못했다. 사건 현장에는 강씨가 피를 흘리며 주방을 거쳐 출입문 쪽으로 기어간 혈흔이 남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혈흔을 보면 강씨가 반항한 흔적은 남았다”면서도 “반격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11시쯤 고씨는 제주 친정집에 아들을 데려다준 뒤 시신을 훼손했다. 지난 5월27일 오전 11시 펜션을 퇴실한 고씨는 인근 쓰레기 분류장에서 종량제 봉투 4개를 버렸다. 

고씨는 손을 다친 것에 대해 “성폭행을 저항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하며 증거보존 신청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고씨 몸에 난 상처는 성폭행을 막다 생긴 방어흔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또 고씨는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에 대해서는 경찰에 “감기 등 증세가 있어 약을 처방받았다. 이후 약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당 약의 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고씨가 시신을 버린 장소는 여객선과 김포 아파트 주변 2곳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다.

검찰은 전날 고씨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 은닉이라는 세 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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