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베트남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남편을 긴급체포했다. 폭행피해 베트남 여성은 지난 5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아이와 함께 남편과 분리 조치된 후 안전한 곳에서 안정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베트남 이주 여성의 남편 A(36)씨를 긴급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두 살배기 아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출신 부인 B(30)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3년전 남편 A씨를 만나 임신한 상태에서 베트남으로 돌아가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지난 6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남편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폭행 장면은 앞서 6일 페이스북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 SNS를 통해 유포됐다.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여성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찬 뒤 구석에 쪼그린 여성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또다시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이 찍혔다.

폭행 이유는 치킨을 먹으라는 남성의 말을 여성이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아이가 폭행 장면에 놀라 울음을 터뜨리다가 도망치는 장면도 담겼다. 

경찰은 B씨를 출석 요구하고 인근 지구대에서 조사한 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폭행과 아동학대 혐의 등이 인정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이주 여성은 “잘못했습니다, 때리지마세요”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 것을 알려졌다. 

현재 피해자는 경찰에 의해 아이와 함께 쉼터로 후송돼 가해자와 분리된 상황이다. 이곳에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남편 A씨의 폭행으로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