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풀린 일본계 은행 자금이 18조원을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라 일본계 자금의 회수 우려가 제기되는 당국은 “돈 빌릴 때는 많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MUFG), 미쓰이스미토모(SMBC), 미즈호(MIZUHO), 야마구찌(Yamaguchi) 등 4개 일본계 은행의 국내 총여신액은 18조2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 대출액은 미즈호가 8조2383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쓰비시파이낸셜(5조7551억원), 미쓰이스미토모(4조2172억원), 야마구찌(888억원) 순이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여신 가운데 일본계 은행은 약 24%를 차지하며 중국계 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일본은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고, 이에 국내 기업이나 은행들은 일본의 자금을 낮은 금리에 빌려왔다. 따라서 일본이 대출중단, 만기연장 금지 등 금융보복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의 자금 경색이나 금리 부담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우려와 달리 일본의 금융제재로 인한 영향이 미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계 자금이 국내 은행과 기업에 공급되고 있으며, 최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롤오버(만기연장)나 신규 대출 거부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한국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화되어 있고, 우리금융기관의 신인도도 높아 일본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해도 어디서든지 돈을 빌릴 수 있다”며 “주식ㆍ채권시장에서 일본 투자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