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경영악화에도 140억원대 연수원 증축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분기 순익이 지난해 보다 반토막 났지만 140억원을 들여 하남 IT센터 옆 연수원 증축에 나선 것.
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일 공고를 내고 하남 연수원 증축 사업을 담당할 건설사 공모를 시작했다. 이번 공사는 기존 연수원의 환경개선과 함께 직원 숙소와 임원 VIP실 등을 포함한 연면적 5000㎡(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연수원 숙소 신축 사업이다.
산은은 이번 공사를 통해 직원 숙소 70실, 임원 VIP 2실, 회랑 2실, 지하주차장 등을 포함한 연수원 새 숙소를 가지게 된다. 이를 연수원 옆에 위치한 IT센터 내 강의시설과 연계해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연수원 증축은 산은의 순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추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산은의 순익 감소는 다양한 정책금융 프로그램에 활용될 재원 감소를 뜻한다.
산은의 올해 1분기 순익은 200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770억원) 보다 57.94% 급감했다. 이에 따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90%에서 0.38%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45%에서 3.18%로 악화됐다.
여기에 산은의 정책금융 역할도 흔들리고 있다. 산은의 올해 1분기 총여신은 120조77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8844억원 감소했다. 기업에 대한 여신이 248억원 소폭 늘어난 가운데 가계에 대한 여신이 9092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산은의 쇄신의지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은 3년전 대우조선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보수·예산 삭감, 지점·임원 축소 등 조직 쇄신안을 발표하며 체질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경기악화로 기업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140억원대 연수원 증축에 나선 산은의 모습에 쇄신의지가 쇠퇴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산은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연수원 증축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기존 연수원의 숙소 수용인원이 40명에 불과해 직원들에 대한 연수시 외부 시설을 빌려 쓰는 상황이었다”며 “외부시설을 빌려쓰는 비용 부담이 크고, 녹지에 대한 건축이 가능해져 증축을 결정하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