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농협·우리은행 이자 184만원 차이…왜일까

전세대출, 농협·우리은행 이자 184만원 차이…왜일까

기사승인 2019-07-13 05:00:00

# 한 회사에 근무하는 입사동기 김모씨와 이모씨는 얼마전 서로의 전세대출 이자를 알고 깜짝 놀랐다. 둘다 대출이 전혀 없고 급여가 동일한 상황에서 2억원을 2년간 전세대출 받은 결과 이자 차이가 184만원이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농협은행에서 대출금리 2.87%를, 이모씨는 우리은행에서 대출금리 3.33%를 적용받은 결과다.

은행에 따라 동일한 조건에도 전세대출 금리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 담보대출을 놓고 볼 때 시중은행 가운데 농협은행의 대출금리가 가장 낮고 우리은행의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 금리 낮고, 우리·제주 은행 높고=1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금공의 전세보증을 담보로 취급된 은행재원의 전세자금대출의 평균금리는 2.87%~3.66% 범위를 보였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제공되며, 주금공의 보증이 전체 보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을 놓고 보면 농협은행(2.87%)과 하나은행(2.90%), 카카오뱅크(2.91%)가 3%를 하회하는 평균금리 수준을 보였고, 신한은행(3.31%), 국민은행(3.32%), 우리은행(3.33%)의 금리수준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방은행까지 포함하면 대구은행(2.91%), 부산은행(2.93%)의 금리가 경남은행(3.30%)과 제주은행(3.65%) 등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대출조건을 원리금 2억원에 대출기간을 2년으로 설정하고 각 은행의 평균금리를 대입해 보면 농협은행에서 받는 전세대출의 총 이자는 1148만원, 우리은행은 1332만원, 제주은행은 1460만원이 나온다. 시중은행 간에는 184만원, 지방은행 까지 포함하면 312만원의 이자 차이가 발생한다. 

◆담보 같은 데 금리차이 왜 벌어지나=전세대출의 경우 보증기관이 일반적으로 대출금의 80%, 특별한 경우 100%까지 보증을 제공한다. 보증기관이 대출이 부실화 되도 원금을 대신 갚아 주는 만큼 전세대출은 기본적으로 대출자의 신용도 영향이 타 대출 보다 적은 상품이다.

그럼에도 은행마다 대출금리에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자금조달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은행권은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은 전세대출에 활용할 100만원을 100원에 조달할 능력이 있다. 반면 금리가 높은 우리은행이나 제주은행은 100만원을 150원에 조달하는데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0.1% 최저수준의 이자를 제공하는 저원가성예금을 얼마나 확보하냐에 따라 은행의 자금조달 능력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실제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총 수신규모가 24조6000억원 늘어난 반면 우리은행은 15조원 늘어나는 데 그쳐 두 은행의 자금조달 능력 차이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밖에 두 은행의 목표이익률과 우대금리 제공 수준의 차이도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세대출이 보증부 대출임에도 일부 은행들이 개인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크게 차등화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높게 받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세대출 이자 낮게 부담하려면=낮은 이자를 부담하고 전세대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상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책금융상품은 정부가 정책적 목적으로 출시하는 상품으로 은행의 일반 상품에 비해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전세자금 정책상품은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대출,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디딤돌 전세자금대출 등이 있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일부 정책상품의 경우 일반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도 있어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찾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최대 2억원까지 저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또한 대출 금리의 최대 1.2%p까지 이자도 보전해 준다.

아울러 정책상품도 결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식이고, 은행마다 금리 차이가 있는 만큼 금리가 낮은 은행과 해당 은행의 우대금리 조건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은행→보증기관의 상담코스를 보증기관은행으로 바꾸어 볼 것을 조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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