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libra) 발행 계획을 지난달 발표한 가운데 미국 정치권이 “신뢰할 만하지 않다”며 질타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 측은 규제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재 보도도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가상화폐 청문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페이스북을 질타하고 불신을 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자체 디지털 통화를 운영할 만큼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오하이오)은 “페이스북은 위험하다. 페이스북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캔들을 통해 우리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라운 의원은 “청문회 뒤 페이스북이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브라를 계속 추진할 만큼 오만하다면 의원들이 리브라를 겨냥한 법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고 덧붙였다.

또 공화당의 마이크 크레이포(아이다호) 상원 은행위위원장도 “우리는 페이스북을 믿을 수 있느냐는 것 이상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미국에서 데이터 보호를 조직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페이스북의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공화당 마사 맥샐리(애리조나) 의원은 “제 집을 깨끗이 청소하는 대신에 이제 당신들은 또 다른 사업 모델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의원들은 소비자 데이터 보호와 함께 범죄자나 미국 제재를 우회하려는 다른 기관이 디지털통화를 악용하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도 대답을 요구했다.

이날 가상화폐 청문회에 출석한 페이스북 가상화폐 총괄 데이비드 마커스는 “리브라가 실제 운용에 들어가면 페이스북은 이를 통제하지 않고, 스위스에 본부를 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를 관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페이스북과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등 28개 기업들이 결성한 협회다. 이에 대해 마커스는 “리브라 도입이 가로막힐 경우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이 세계(가상화폐)를 선도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브라운 의원이 급여를 리브라로 받을 의향이 있는지 묻자 마커스는 “제 모든 재산을 리브라에 신탁하겠느냐는 질문이라면 답은 그렇다이다”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은 17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마련한 청문회에 출석해 또다시 리브라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

한편,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데비드 마커스가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커스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사전에 제출한 발언을 통해 “페이스북은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적정한 승인을 받을 때까지 디지털 통화 리브라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핀테크 역사상 가장 폭넓고 가장 광범위하며 가장 조심스러운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들의 사전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제시했다.

페이스북 측은 지난달 내년 상반기 중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물건을 구매하거나 돈을 송금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 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