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성 중이염 수술도 내시경 수술로 치료한다

[진료실에서] 만성 중이염 수술도 내시경 수술로 치료한다

기사승인 2019-07-22 10:26:37

#어린이와 50대 이상 빈발, 악화되면 청력 떨어지고 얼굴마비에 어지럼증까지 유발
#약물로는 근본 치료 힘들어, 내시경 수술로 손상된 조직 재건해야

#글// 류남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진료부장

류남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진료부장

흔한 귀 질환의 하나인 중이염은 대개 감기 후에 급성으로 발병하고 고열이 심하지만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그런데 중이에 염증이 3개월이상 만성화되는 만성 중이염은 치료에 어려움이 조금 따른다. 귀에서 진물이 나는 것(이루)에서 시작해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따라오며 드물게는 어지럼증이나 안면신경 마비까지 유발되는 등 증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성 중이염은 또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빈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의 경우엔 고막 안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만성 중이염을 근본적인 치료하기 위해선 중이수술이 필요하다. 최근 내시경을 사용한 만성 중이염 수술이 확대되면서 치료 효과가 한층 더 높아졌다.

중이는 한마디로 고막에서 내이 사이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이에 염증이 생겨 만성화되면 귀에서 진물이 나오고 귀울림, 난청, 귀지 등 갖가지 귀 이상 증상이 연이어 나타나게 된다.

문제는 발병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중이에 염증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고막 손상과 함께 구멍이 뚫리게 되고, 이를 통해 진물이 귀 밖으로 흘러 나온다. 염증이 더 악화되면 고막이 아예 녹아버려 거의 없어질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이의 염증은 고막뿐만 아니라 소리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은 뼈인 이소골도 손상시킨다. 만성중이염 환자들이 대부분 난청을 호소하는 이유다.

중이에는 이소골 외에도 얼굴 근육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안면신경이 지나는데, 이 신경이 손상되면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거나 입이 삐뚤어져 보이는 안면신경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염증이 내이까지 번지면 난치성 어지럼증에 시달리기 쉽다.

만성 중이염의 주 원인은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다. 따라서 처음에 중이염이 생겼을 때 바로 바로 치료, 만성화를 막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급성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에 반복해서 노출되면 중이염의 만성화를 제어할 길이 없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의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의 재발과 관련이 있고,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과거에 걸렸던 중이염이 확실하게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된 결과인 경우가 많다.

만성 중이염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는데, 약물은 주로 단기적인 염증 조절은 가능하지만, 고막이 만성적으로 천공이 지속되거나 이소골까지 파괴되는 등 염증 정도가 심할 때는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과거 만성 중이염 수술은 귀 뒤쪽을 절개하거나 외이도로 접근해 현미경으로 보면서 하는 수술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한 수술이 확대되고 있다. 내시경으로 수술하면 현미경 수술에 비해 시야가 넓어져 현미경으로 확인하기 힘든 수술 부위도 확인을 할 수 있어 편하다. 이 뿐만 아니라 수술 시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시간도 단축되며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내시경 귀 수술은 모든 만성 중이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염증이나 염증 조직 덩어리(진주종)가 중이에 한정돼 있을 때만 시술이 가능하다. 수술은 의사가 내시경으로 중이 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중이의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고 근막이나 연골, 인공조직 등을 사용해 고막을 재생시켜주는 순서로 이뤄진다.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을 재생하는 것은 한 번의 내시경 귀 수술로 가능하지만, 염증이 심해 이소골까지 파괴된 경우에는 먼저 염증을 제거 수술을 하고, 6개월 이상 경과한 후 이소골을 재건하는 수술을 다시 할 수도 있다. 만성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 저하는 청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과 이소골을 재건하면 다시 회복된다. 수술 후 난청 증상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