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품 홍보했다간 큰일"...불매운동 여파에 뷰티 업계 '긴장'

"日제품 홍보했다간 큰일"...불매운동 여파에 뷰티 업계 '긴장'

화장품도 日불매...불매 인증부터 대체품 추천 '활발'

기사승인 2019-07-23 04:00:00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화장품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불매 운동과 관련된 부정적인 여파를 우려해 홍보나 뷰티 콘텐츠 제작 등의 자체 검열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22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자사 대표 뷰티 콘텐츠 크리에이터(뷰스타)를 대상으로 일본 불매 운동 관련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전달했다. 

안내문에서 네이버 담당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는 동시에 인터넷상에서도 관련 리뷰 콘텐츠에 대한 공격성 댓글이 늘어나고 있다. 가급적 당분간 주의를 기울여 콘텐츠 발행 전 한 번 더 브랜드 확인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을 안내했다.

앞서 지난 7일 뷰티 유튜버 이사배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일본 화장품 리뷰 콘텐츠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해당 논란으로 이사배는 문제의 영상을 삭제하고, “민감한 사안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뷰티 크리에이터 A씨는 “주변에서 불매 운동의 영향을 걱정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특히 불매 운동 이전에 제작이 확정된 일본 제품 콘텐츠가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며 “실제 불매 운동으로 인해 콘텐츠 제작을 엎거나 엎어진 사례도 있고, 일본 브랜드들도 광고 제안을 자제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일본 화장품 불매 운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은 화장품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일본 화장품 브랜드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중이다.  

노노재팬의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 등 불매 운동 관련 콘텐츠는 맘 카페 등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도 연일 올라오고 있다. 유튜버 이사배 사건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불매 운동과 관련된 내용이 재생산·배포되면서 논란이 커진 사례다. 

온라인상에서는 불매 운동에 대한 인증도 활발하게 나타난다. 일례로 이날 지역 맘 카페 회원 A씨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싶다”며 “B 에센스를 대체할만한 화장품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이다”라며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불매 동참에 대한 응원과 국내산 대체품을 추천하는 덧글이 줄줄이 달렸다.

불매 운동의 영향은 오프라인 소비자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20대 직장인 C씨(26세)는 “일본에 감정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일본 화장품을 구매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지금 쓰고 있는 제품을 다 사용하면 한국 제품으로 갈아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화장품이 불매운동의 수혜를 얻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직장인 D씨(28세)는 “마스카라 분야에서는 국내 화장품의 제품력이 일본 만큼 한다 싶은 것이 없다. 대체품을 찾아보겠지만 국내 제품 중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H&B(헬스 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의 비중이 10% 이내로 크지 않아 전체 화장품 매출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일본 브랜드 판매율도 보통 수준 정도다. 다만 불매 운동 이슈가 크다보니 판매율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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