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현대차는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넘어섰으며, 기아차도 2017년 1∼2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으로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차 판매 효과와 우호적 환율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V자 반등’을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자동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시장에 투입한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 SUV 모델의 판매 호조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4조506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고수익 판매 차종 투입과 우호적 환율의 영향,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전년 대비 51.3% 증가한 53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7%로 1.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분기 글로벌 판매는 도매 기준 ▲국내에서 전년 대비 10.9% 감소한 12만7405대 ▲해외에서 3.6% 감소한 57만5328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70만2733대를 팔아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형님 격인 현대차도 전날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 전망치(1조1127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였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1조2377억원으로, 7분기 만에 1조원대를 넘어섰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26조9664억원(자동차 21조271억원, 금융 및 기타 5조9393억원) ▲경상이익 전년비 22.8% 증가한 1조3860억원 ▲당기순이익 전년비 23.3% 늘어난 9993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모두 호실적을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형 쏘나타 신차 효과가 더해지며 전년 동기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 전년 동기대비 10.1% 감소한 90만4760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기아차는 북미시장 전용 모델인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선방했다. 중대형 차종 판매 호조로 믹스 개선 효과가 컸다. 여기에 여기에 원화가치 약세도 수익에 큰 도움이 됐다. 2분기에 환율 효과는 18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과 거의 같다.
올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차와 SUV를 중심으로 판매 믹스 개선에 주력하고 인센티브를 축소해 나가는 등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지속함으로써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선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인 GV80이 나오고 미국에선 팰리세이드가 본격 진출하며, 인도 시장에선 베뉴와 신형 i10이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모하비 등 주요 SUV 모델과 K5 풀체인지 모델 등을 투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엇보다 고객 최우선 경영을 바탕으로 고객의 기대와 믿음에 부응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성장하는 공유가치 창출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점검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