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상황을 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권해드린다” 은행 한 직원은 2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전환대출을 고려하는 변동금리 고객에게 이같이 안내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지금보다 낮은 금리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적기가 온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해 왔다. 시장의 예상과 같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3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p 인하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곧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수요가 있지만 한미 금리차 확대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장애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통화 정책적 대응을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며 ‘통화 완화적’ 발언을 내놓았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대내외 경제여건이 더 어려워지고 거시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한다면 추가적인 통화정책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30일 기준 2.27~3.77% 수준이다. 국민은행(2.27~3.77%)의 최저금리가 가장 낮고, 뒤이어 농협은행(2.32%~3.73%), 우리은행(2.50~3.50%), KEB하나은행(2.648~3.748%), 신한은행(2.65~3.66%) 순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경우 2%에 근접한 고정금리 대출도 불가능하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 인하 추세가 계속되면 변동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장기적인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확실시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변동금리 보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며 “최근 추세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지만 대출한도 축소가 우려되는 이들은 내달 출시되는 정부의 제2의 안심전환대출(대환용 정책모기지) 상품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이 상품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출상품으로 LTV(70%)·DTI(60%)가 기존 규제수준으로 유지돼 대출한도가 줄어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금리는 2%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출을 갈아타려는 이들은 중도상환수수료에 주의해야 한다. 대출을 받은지 3년이 넘지 않으면 약 1.2% 수준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수수료는 대출을 받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점차 낮아지며 3년이 지나면 전액 면제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