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인가 분열인가'...다시부는 야권發 정계개편 바람

'통합인가 분열인가'...다시부는 야권發 정계개편 바람

기사승인 2019-08-09 05:00:00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유승민 러브콜’에 이어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선언하면서 야권을 둘러싼 정계개편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정당별로는 입장이 분분했다. 한국당은 ‘보수통합’을 언급하며 보수야권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자강혁신’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평화당 비당권파 의워들은 당권파 의원들과 갈라선 후 제3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공화당 또한 여타 정당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정치권에서는 전략적 밥그릇 싸움이 얽혀 있는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풀이했다.


◇ 한국당의 보수연대 ‘러브콜’…바른미래당 “자강혁신” 강조=나 원내대표의 ‘유승민 러브콜’ 파장에 8일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내홍이 있는 건 맞지만 새로운 개혁의 길 자강의 길에서 바른미래당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대표와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미래가 없다”며 보수통합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합당을 생각하면서도 ‘몸값’을 올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의원이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개별입당하기를, 바른정당계는 한국당과 당대당 통합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게 결국은 지분싸움이기 때문에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분을 보장받고 들어가고 싶은 것”이라고 봤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바른정당계 의원과 나 원내대표가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 평화당 비당권파 집단탈당…“바른미래당 합류 없다”=민주평화당은 결국 두 당으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인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은 논의 끝에 8일 집단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탈당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바른미래당 합류 여부를 묻는 말에는 난색을 보였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민주평화당보다 바른미래당이 상태가 안 좋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가 바른미래당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호남계 바른미래당과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전적으로 그분들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이에 오신환 원내대표는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조차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때 극렬히 반대했던 분들”이라며 “바른미래당의 나아갈 길에 대해 굉장히 반대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어떤 명분으로 우리 들어오게 될지 알 수 없다. 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여유가 있는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우리공화당 “한국당과 연대 안해…탄핵 배신자 거부”=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던 한국당 의원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원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탄핵 찬성 배신자들과 우리공화당은 함께 할 수 없다. 배신자들과의 통합이나 연대의 이야기도 앞으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최근 경북 지역에 방문해 “자유 우파(한국당‧바른미래당 내 우파‧우리공화당)가 셋으로 나뉘어 싸워선 안 된다. 하나 돼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한 답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우리 자유 우파는 분열했다. 셋으로 나뉘어 싸우니 어떻게 됐겠느냐”며 “이제는 우리가 하나로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우리공화당과 한국당이 합류하면 정작 중도우파들이 떠나지 않겠는가. 우리공화당도 합당보다는 연동형 비례제 통과를 더 바랄 것”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변수들이 얽혀있다”고 해석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공천이 본격화되기 전 올해 말까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며 “힘겨루기와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다. 예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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