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가예산 규모가 2자리수대 인상률을 보이며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3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편성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 모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전체 편성규모를 포함해 주요 정책별 예산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및 사업에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쓰기로 당·정·청이 이미 의견을 모은 만큼 세부적인 조율이 진행된 것으로 관측돼왔다. 그리고 실제 회의를 마치고 알려진 결과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일본수출규제 대응예산으로 1조원에 추가금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훌쩍 넘은 ‘2조+α(알파)’를 주장했으며,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총지출 증가율도 2자릿수로 늘려야한다는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알려진데로라면 민주당이 이날 제시한 2020년도 정부 예산규모는 올해 본예산인 469조6000억원의 12.9% 인상된 530조원에 달한다.
경제상황이 어려운 때인 만큼 재정적자를 감안하더라도 공격적이고 확장적인 재정운영을 통해 경기부양과 민생안정에 기여해야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균형재정을 위해 지난해 대비 올해 예산증가율은 9.5% 이하 수준에서 고려하고 있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경기대응과 혁신성장 뒷받침을 위해 내년 예산은 보다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가져가기로 했다”면서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부품·소재산업 지원 예산이 추가경정예산에도 편성됐는데 내년도 예산은 보다 더 과감히 발굴해 반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다만 “예산 집중성을 높이고 시급성을 반영할 것”이라면서도 “(일본수출규제 대응예산은) 1조원 플러스알파(+α)로 하기로 했는데 알파의 규모를 늘리자고 했지만, 오늘 협의는 수치를 논의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전체적 예산편성 기조와 주요 내용, 근거 등을 보고받는 자리였다”며 제시한 예산을 정부부처에서 논의한 뒤 추후 당정협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확답은 피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