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아름다운 밤'을 즐겨보자

경주의 '아름다운 밤'을 즐겨보자

기사승인 2019-08-14 11:27:10

경북 경주에 어둠이 내리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달빛과 어우러진 은은하고 아늑한 빛이 도시 전체를 감싼다.

시간을 거슬러 역사의 향기를 고스라니 느낄 수 있는 천년고도의 밤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문화재 야행(夜行)'

역사가 숨 쉬는 문화재와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진 야간 문화행사인 '문화재 야행' 2차 행사가 오는 16~17일 교촌한옥마을에서 펼쳐진다.

지난 6월 열린 1차 행사는 교촌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유산과 체험 콘텐츠를 하나로 묶어 여름밤 특화된 이색 야간문화 체험의 장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는 교촌마을을 주 무대로 동궁과 월지에 이은 야간명소로 새롭게 복원된 월정교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상징인 경주 최부자댁, 신라 국학의 산실인 경주향교 등지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무형문화재 명인의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 풍류 마당'과 다채롭고 풍성한 골목 버스킹 '교촌 달빛을 노래하다'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직접 만든 청사초롱을 들고 해설사와 함께 전설을 들으며 걷는 '교촌 달빛 스토리 답사'는 하이라이트다.

이 외에도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골목 버스킹 공연, 십이지유등 소원지 달기 등 다양한 공연과 체험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지역 공예인들이 참여하는 '교촌 아트마켓'도 열린다.

교촌마을 일원에서 맛 볼 수 있는 푸짐한 먹거리는 덤이다.

◇경주 야경의 필수 코스 '동궁과 월지'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보지 않고는 경주 여행을 말할 수 없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도 쓰였다.

연못 가장자리에 굴곡을 줘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좁은 연못을 넓은 바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한 옛 신라인들의 뛰어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연못에 반사된 전각과 나무의 생생한 빛이 아련한 느낌을 불러온다.

이맘때면 주변 연꽃단지가 일품이다.

연꽃 속 지그재그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연꽃의 우아한 자태에 취하고 은은한 향기에 또 한 번 취한다.

◇왕릉과 조명의 조화 '첨성대 동부사적지&꽃단지'

1400여년이나 지난 지금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첨성대가 고대 신라의 흔적 위에 우뚝 서 있다.

넓은 잔디광장을 지나 첨성대 가까이 다가가면 48000㎡ 부지에 황금물결의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해 장관을 연출한다.

또 울긋불긋한 꽃 백일홍이 물결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듯 너울된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첨성대를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지만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8가지 빛깔의 조명이 더해져 또 다른 아름다움이 얼굴을 내민다.

동궁과 월지가 곱게 치장한 화려함을 품었다면 첨성대의 야경은 우아하고 고요하다.

고아한 곡선이 부각되며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한다.

야간 조명을 받은 황화코스모스와 백일홍 꽃단지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절경이다.

◇야경 끝판왕 '월정교'

첨성대 동부사적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 계림이 보인다.

숲 속 커다란 나무 아래 산책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보면 골목마다 돌담이 멋스럽게 이어지고 고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촌마을로 들어선다.

이 곳에서 남산을 바라보면 왕경복원 프로젝트 첫 성과로 새롭게 복원된 월정교가 시선을 압도한다.

고대 신라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 자체도 멋스럽지만 양쪽 끝에 문루가 위엄 있게 자리 잡은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날이 저물어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면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서려있는 월정교에 오르면 교촌 한옥마을의 풍경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2층 문루에 오르면 일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심 야간투어 명소 '봉황대뮤직스퀘어&프리마켓 봉황장터'

시가지로 들어서면 커다란 고목이 자라난 고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주의 단일고분 중 가장 큰 규모인 봉황대다.

봉황대 일원은 핫플레이스 황리단길과 도심상가를 잇는 새로운 야간투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매주 금요일 밤 열리는 세계 유일의 고분 콘서트인 봉황대뮤직스퀘어는 경주를 대표하는 야외공연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의 옛 모습과 현재의 감성이 공존하는 이 곳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프리마켓 봉황장터가 열린다.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시장형 야간관광 콘텐츠로 황리단길을 찾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야행의 완성 '보문호반길&물너울교'

보문관광단지 보문호수를 온전히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는 호반길은 시민들의 운동코스로, 관광객들의 힐링코스로 인기만점이다.

8km 구간의 평탄한 호반길은 친환경 점토와 황토 소재로 포장돼 걷기로만 따지면 전국 최고다.

햇살이 비치는 아침, 노을 지는 저녁, 달빛을 따라 호젓한 밤 산책까지 언제 걸어도 좋은 곳이다.

밤이 되면 보문 호반길의 매력은 절정에 달한다.

은은한 조명과 함께 멀리서도 눈에 띄는 물너울교는 풍경 자체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온 가족이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길이다.

보문호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전체적으로 반지 형태다. 물너울교는 다이아몬드 모양이다.

연인과 함께 물너울교를 건너며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해 보자. 사랑 고백은 타이밍과 분위기가 핵심이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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