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NH농협지부가 20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김 회장이 연임에 나서기 위해 필수적인 중앙회장 연임제에 반대표를 던진 것.
NH농협지부는 이날 농협중앙회장 연임(안)에 반대하며 “무소불위 권력의 사유화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농협지부는 먼저 “농협법 상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중앙회의 모든 사업부문과 계열사의 실질적 최고경영자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연장할 경우 무소불위 권력의 사유화로 인사전횡 및 부정행위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협중앙회장은 그동안 집중된 권력을 이용해 선거공신을 무분별하게 등용하고, 상대후보 진영에 불이익을 가하는 인사전횡과 금품수수, 지역농축협에 대한 편파적 사업지원 등 부정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비위 문제로 모두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1~3대 회장은 유죄가 인정됐다. 김병원 회장 역시 현재 위탁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농협지부는 “임기 연장으로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집중될 경우 당선을 위해 선거가 과열되고 이에 따른 부정선거논란, 인사보복 등이 심화될 것으로 사료 된다”며 “임기 연장에 따른 선거 과열로 선거비용 또한 급증해 금권선거, 혼탁선거 등이 우려되며 선거재판의 장기화로 경영에 심각한 차질 우려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농협중앙회장은 통상 지역 농·축협 조합장이 선출되며, 소속 계열사 57개 규모의 농협그룹을 경영하기에는 전문성과 경력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다”면서 “농협중앙회장은 농정업무만 담당하고 주요 사업은 전문경영인이 담당하면 회장의 임기를 연장하더라도 주요 사업에 대한 전문성 제고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농협지부는 단임제를 유지해도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조합원 중에서 선출되므로 농협중앙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농협 회장 임기는 4년 단임제다. 따라서 김 회장이 내년 회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 농협중앙회장 선출방식을 다시 연임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