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리’ 기억해야 할 772명 학도병들의 전투

‘장사리’ 기억해야 할 772명 학도병들의 전투

기사승인 2019-08-21 12:31:16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또 다른 작전이 있었다.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기 위해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펼쳐진 기밀작전, 장사상륙작전이다.

다음달 개봉을 앞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은 장사상륙작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영화다. 후방을 교란하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중요한 작전이었다. 군인이 부족해 2주밖에 훈련을 받지 못한 평균나이 17세, 772명의 어린 학생들이 학도병으로 투입됐다. 당시 태풍을 만나 배가 좌초되는 등 여러 차례 난관을 겪었다. 하지만 작전 자체가 기밀에 부쳐진 탓에 잊혀진 이 사건을 영화로 볼 수 있게 됐다.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진지한 태도로 영화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현재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상태에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저로서 이 이야기는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 시스템을 지켜온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참여했다.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연출 소감을 전했다.


유격대를 이끄는 리더 이명준 대위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은 “전부터 장사리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어디에도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다룬 정보가 없었다”며 “이런 중요한 전투가 묻혀졌다는 게 안타까웠다. 실존 인물인 이명흠 대위에 대해 알게 됐고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한국전쟁의 참상을 기록하는 종군기자 매기 역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도 감독과 배우들의 마음을 느꼈다. 메간 폭스는 장사리 작전에 대해 “한국 역사에서 가슴 아프고 중요한 일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희생을 한 사건이라고 알고 있다”며 “모든 분들이 이 작전에 경의를 표하는 느낌이 있었다. 나 역시 어느 때보다 진지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명민은 “많은 관객들이 잊혀진 영웅들을 기억했으면 한다”라며 “관객들이 학도병의 희생을 마음속으로 기리는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메간 폭스도 “전 세계가 알아야 하는 알려야 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사리’는 다음달 25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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