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재인부대원 최후 전적지서 첫 추모

동학농민혁명 재인부대원 최후 전적지서 첫 추모

기사승인 2019-09-01 0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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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당시 선봉에 섰던 재인(才人)부대원들의 영혼을 달래는 추모제가 열려 눈길을 끈다.

8월 31일 오전 10시 동학농민혁명 대둔산 항쟁 전적비 앞. 이 전적지는 동학농민혁명군의 최후 전적지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으로, 지난 2015년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특히 외세의 침략에 피로서 항거했던 역사의 현장에서 진행된 이날 동학농민혁명 재인부대 추모제는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재인부대는 예인(藝人)부대라고도 부르는데 풍물패를 뜻한다. 이날 제주를 맡은 황호진 일본제대로알기운동본부 본부장은 "재인부대원은 죽창마저도 들지 못하고 전장의 선봉에 서서 동학혁명군의 영혼을 뒤흔들어 전진시켰던 귀중한 역할을 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과 꽹과리만을 들고 동학농민군의 선두에 있다가 참혹하게 몰살당했다"고 그들의 희생을 기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유족들도 참석했다. 
홍성기 유족회장은 재인부대를 예인부대로 칭했다. 그는 인사에서 "동학농민혁명 항쟁시 예인부대장이었던 홍낙관 할아버지, 동생 홍계관 할아버지의 4세손이자 두 아들과 함께 혁명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다 전주 완산칠봉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홍맹철 할아버지의 5세손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홍 회장은 "이곳 대둔산에서 수구반군과 일본군에 맞서 죽창과 농기구로 항전하다 피흘리며 돌아가신 우리들의 조상님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낀다"면서 "우리 모두 우리의 선열께 깊은 감사와 진정한 애도를 드린다"고 추모했다.

기록에 의하면 동학군 손화중은 재인을 뽑아 1포(布)를 조직해 정예병으로 삼았는데 고창서 활동한 홍낙관에 지휘토록 했다. 홍낙관은 홍성기 회장의 직계 조부인 홍계관의 형이다. 홍성기 회장은 제4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고수부 장원을 하는 등 예인의 피를 잇고 있다.

제주 황호진 일본제대로알기운동본부 본부장은 추모사에서 "동학농민혁명군을 잔혹하게 진압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함께 동북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는 이 때, 동학농민군 싸움의 의미가 무엇이며 그 분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며 추모했다.

이어 결의문을 통해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은 뿌리 깊은 정한론에 따라 치밀하게 계획된 한국 침략행위이자 전면전이다"며 일본의 노골적 도발에 응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에 기반을 둔 제2의 독립운동이고,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다양한 토론과 실천 활동이 시한 없이 전개돼야 한다"면서 '일본제품 불매 및 친일청산 범국민 서명운동' 개시를 선언했다.

이날 추모제는 이승철 시인의 헌시, 박종호 명고수 등의 비나리, 김윤하 예인의 지전무, 김세미 명창의 수궁가, 참석자 만세삼창으로 꾸며졌다. 2부에서 운주~경천을 경유하는 걷기대회가 있었고 3부에서는 추모공연이 열렸다.

이번 제1회 추모제는 동학농민혁명재인부대 국악추모제 조직위원회와 일본제대로알기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했고 (사)추담판소리보존회, (사)한국생활체육학회 한국소리길연구회(재인부대소리길) (포럼)국주·행나, (사)농어촌복지연구회가 공동 주최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 박성일 완주군수,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등 정치인·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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