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병원 쏠림 대책으로 내놓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에 대해 대한병원협회가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5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보건복지부는‘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개선안에는 경증 외래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환자의 본인 부담률은 높이고, 병·의원 의사의 진료의뢰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도록 절차를 강화·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병원협회는 “병원계와 협의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어 병원계로서는 크나큰 실망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병원협회는“의료법상 진료거부권이 없고 환자를 유인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경증환자를 진료하였다고 해서 의료공급자인 상급종합병원에 종별가산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주지 않는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특히 저수가 기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돼 국민들에게 현재와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계속 제공하지 못할 것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병원협회는“경증환자들이 지역 및 중소 병·의원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을 편 후 이같은 제도를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진료 의뢰 및 회송체계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료기관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참여가 보장되어야하고, 정부는 종별·규모·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중소 병·의원 활성화방안을 제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내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과 맞물려 개편안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경증질환 범위에서 차이가 나는 등 혼란을 주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단순진료질병군을 적용하여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 경증질환의 경우 지역 중소 병·의원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상급종합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중증환자들에게 진료기회를 양보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공익광고로 의료이용패턴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먼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병원협회는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에 따른 환자와 의료공급자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후 유관단체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시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