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짧아진 추석과 일본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오는 추석 연휴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명절 연휴는 4일로 짧은데다가,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여행여가 플랫폼기업 여기어때가 사람인과 공동으로 직장인 25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석연휴'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내여행은 84%, 해외 여행은 15%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징검다리 연휴를 위한 연차사용도 쉽지 않아 직장인 대부분이 가깝고 부담이 적은 국내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일본 여행’(8%)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사람인 조사 여름 휴가지 1위를 기록한 일본(35%)은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한 이후 27%나 추락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국내 호캉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이날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추석 명절 예약률은 작년보다 10% 증가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역시 작년 추석 대비 약 25%, 지난 설 대비 약 20% 이상 예약이 늘었다. 서울신라호텔의 명절 패키지 상품의 예약률도 지난해 추석 기간보다 30% 가량 뛰었다.
이에 호텔가는 다양한 명절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가을대전’에 들어갔다. 짧은 명절에 귀성과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국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수요를 잡기 위한 것.
서울신라호텔은 명절에만 운영하는 '홀리데이 와이너리' 패키지를 출시했다. 공예 체험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호텔 측은 이용객을 위해 약 340평의 대연회장을 '한가위 보름달 아래 낭만'이라는 콘셉트로 꽃과 와인을 만끽하도록 마련했다. 재즈 공연과 함께 다채로운 안주류들도 마련된다.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월드에선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룸서비스가 포함된 패키지를 내놨다. 롯데호텔서울은 객실 1박, 조식 2인, 룸서비스 추석메뉴, 레이트 체크아웃(오후 3시)의 혜택을 묶어 24만원부터, 롯데호텔월드에서는 객실 1박과 룸서비스 추석메뉴를 포함한 패키지를 19만원부터 각각 제공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25일까지 4가지 테마로 구성된 '추석회동(秋夕會同) 패키지'를 선보였다. 가족 방문객이 많은 추석 시즌에 ‘레트로’와 ‘뉴레트로’를 이용해 기성세대와 젊은세대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연회장이 아날로그 콘텐츠를 담은 조선 만화방과 조선 재미방으로 꾸며졌다. 레트로 포토 부스도 설치됐다.
켄싱턴 제주는 액티비티 팀 '케니'와 가을 제주를 여행하는 '케니 제주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커피 와인 만들기, 커피 농장 체험, 가을 사진 투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고 호텔 측은 강조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짧은 추석연휴로 ‘호캉스’를 준비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고도 호텔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 올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석 호캉스 수요가 증가한 만큼 상당한 매출 증가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