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일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를 체포했다.
조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이 집중 제기된 지난달 말 펀드 관계자들과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했던 인물로, 검찰의 사모펀드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새벽 괌에서 귀국한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검찰 수사관 등이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진귀국 형식을 취했지만, 검찰은 조씨를 여러 경로로 압박하며 귀국을 종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씨는 최근 베트남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행방이 묘연했다.
검찰은 조씨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법원으로부터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한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조씨의 귀국 동기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자세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코어)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조 장관 측은 조 장관이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 공직자윤리법상 직접투자에 제한이 생김에 따라 조씨에게 권유받은 블루코어 펀드에 투자했을 뿐, 투자처나 투자 전략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펀드 투자기업인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는 이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관급공사 수주가 크게 늘어났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조 장관 일가의 펀드 투자 경위 및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펀드 운용에 개입했는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해외에 체류하면서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모펀드 관계자들과 말맞추기 등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씨와 웰스씨앤티 최모(54) 대표의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는 최 대표에게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자금 흐름을 다르게 말해달라고 부탁하며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정말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체포시한 48시간이 끝나기 전 조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조씨가 코링크 이상훈(40) 대표와 함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정경심 교수의 소환 시기 및 신병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여러 의혹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 제 입장은 검찰 조사나 법원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 조씨와 함께 출국했다가 아직 귀국하지 않은 2차 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우모 전 대표의 신병 확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FM은 코링크의 또 다른 투자처로, 우 대표는 펀드 의혹과 관련된 또 다른 핵심 인물로 꼽힌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