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함께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 출범 간담회에선 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16일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적인 출범을 알렸다. 이날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과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콘텐츠웨이브 주주사 사장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사장단들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OTT 규제 완화를 적극 요청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웨이브는 새로운 OTT 기반으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미국으로 진입하는 큰 의미를 갖는 결합이지만 아직까지 지상파 방송사들이 받고 있는 규제 수준이 상당히 높아 글로벌 환경 속에서 글로벌 OTT들과 경쟁하는데 한계를 갖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한류 빅뱅을 일으킬 절호의 찬스에 정부에서도 물 들어올 때 배를 젓도록 도와준다면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으로 명실상부하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거론하며 “넷플릭스보다 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진 디즈니가 올해 말 국내 상륙하기 전에 그간 지상파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도록 정부 부처에서도 힘 써달라”고 촉구했다.
지상파 뿐 아니라 웨이브에게도 우려되는 국내 규제가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 발의한 '방송법개정안 수정안'이다. 이 수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OTT를 방송법에 포함시키고 규제 수준을 유료방송 수준으로 진행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OTT사업자들은 △약관신고 및 이용자에 대한 통지의무 △콘텐츠·광고 분리 신설 △경쟁상황평가 시행 △방송분쟁조정대상 포함 등의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다만 이 경우 국내외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OTT는 규제의 부담을 고스란이 떠안는 반면, 글로벌 OTT기업들까지 국내 규제를 적용시킬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플랫폼사업본부장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글로벌 OTT들에게도 규제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내 토종 OTT들만 규제의 무게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OTT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규제를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를 규제의 틀 안에 포함시켜도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토종OTT들이 규제의 무게를 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웨이브 출범식에서 참여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함께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최기영 장관은 “웨이브의 출범이 산업계의 혁신 시도로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이 방송미디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방송·통신사들도 콘텐츠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기술개발과 활용에도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도 “올해 해외OTT를 이용하는 우리 국민이 국내 OTT의 2배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며 “이런 시점에 국내 방송사와 통신사가 손잡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출범한 것은 의미있는 시도이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간 상호협력을 지원하고융합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웨이브는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상파방송 3사 대작 드라마에 공격 투자해 OTT 독점 VOD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첫 출발은 웨이브가 제작비 100억원을 전액 투자한 KBS 미니시리즈 ‘조선로코-녹두전’이다. 내년엔 드라마 등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에 달하는 콘텐츠 제작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