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DNA가 발견된 5·7·9차 사건의 발생 장소와 범행 수법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모(56)씨의 DNA가 총 10차례 살인사건 중 3건의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했다. 특히 9차 사건에서는 결정적인 증거물인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
이들 사건은 범행 후 피해자의 속옷을 사용해 손과 발을 결박한 점, 농로나 야산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 등 범행 수법과 시신 유기 장소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차 사건은 지난 1987년 1월10일 오후 8시50분 화성 태안읍 황계리 논바닥에서 홍모(18)양의 시신이 발견되며 알려졌다. 홍양은 블라우스로 손이 묶이고 양말로 재갈이 물린 상태였다. 경찰은 홍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스카프로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7차 사건도 이와 유사했다. 지난 1988년 9월7일 오후 9시30분 화성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안모(52)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안씨 역시 블라우스로 양손이 결박됐고, 양말과 손수건으로 재갈이 물린 상태였다. 가해자가 안씨의 신체 특정부위를 훼손한 흔적도 발견됐다.
9차 사건은 1990년 11월15일 오후 6시30분 화성 태안읍 병점5리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김모(13·여)양 시신은 성폭행당한 뒤 목 졸려 숨진 채 야산에서 발견됐다. 김양 또한 스타킹으로 결박되고, 신체 특정부위에서 훼손 흔적이 발견됐다.
이외 나머지 6건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살해수법도 대부분 피해자의 옷가지가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끈 등을 이용한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 부위로 목을 눌러 살해하는 액살이 2건이었다. 특정신체 훼손 흔적도 4건 발견됐다. 피해자 시신이 발견된 장소 역시 야산이나 논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현재 경찰은 이들 6건의 사건과 이씨의 관련성을 입증할 명백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DNA 감식 결과가 나온 직후 이뤄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