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 채용규모 제자리 걸음…채용 확대 피로감 호소

은행권, 올해 채용규모 제자리 걸음…채용 확대 피로감 호소

기사승인 2019-09-20 06:00:00

시중은행의 올해 채용규모가 지난해 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당국이 은행의 일자리 확대 분위기 조성에 나섰지만 은행들은 인력 확대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5개 은행의 올해 채용규모는 3500여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5개 은행은 2017년 2575명을 채용한 이후 지난해 3630명을 채용하며 채용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 다만 올해는 일부 은행이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쳐 채용규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신한은행의 올해 채용규모는 1010명으로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900명) 보다 100명 늘어난 규모다. 특히 신한은행은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인원을 확정하지 못한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5개 주요 은행 가운데 올해 채용인원을 유일하게 늘렸다. 

신한은행은 2017년 810명을 고용한 이래 매년 100명 수준으로 채용인원을 확대하며 일자리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채용규모는 750명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595명에서 지난해 750명으로 채용인원을 확대한 이후 채용규모를 올해까지 유지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채용인원이 지난해 보다 다소 감소했다. 국민·하나은행의 올해 채용인원은 각각 550명과 400명으로 지난해 보다 150명, 100명씩 줄어들었다. 

국민·하나은행은 2017년 570명과 250명을 채용한 이후 지난해 700명과 500명으로 채용규모를 대폭 확대한했다. 하지만 올해는 채용규모를 다소 하향 조정한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인원을 확정하지 못했다. 2017년 350명, 지난해 780명을 채용한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360명을 채용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430명을 채용한 점을 고려하면 농협은행의 올해 채용규모는 800명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농협은행이 하반기 지난해 보다 140명 이상 채용규모를 확대하지 않을 경우 올해 5대 은행의 채용규모는 지난해 보다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 평가’에 나서는 등 일자리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일자리가 기대 만큼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은행들은 채용규모가 실질적인 일자리 수요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의 은행 직원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인원을 늘리다 보면 은행의 인력 구조가 왜곡된다”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향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은행 직원은 “창구 감소에 따라 은행의 인력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은행들이 채용인원을 대폭 늘렸다”며 “올해도 채용인원을 늘리기는 부담”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은행권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달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 시점을 한 달 연기했다. 금융위는 일자리 창출효과 발표가 일자리 확대을 위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은행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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