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기상청 운영정보시스템에 침해사고가 발생해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상청이 해당 침해사실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통보받은 후에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왕‧과천)은 19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월 9회에 걸쳐 웹브라우저 등을 통해 기상청의 기후정보포털의 일부 소스코드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스코드는 소프트웨어 내용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나타낸 일종의 설계도로, 컴퓨터에 입력만 하면 프로그램을 바로 완성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짜여 있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발주금액이 3억6000만원에 달하는 기상청 기후변화 시나리오 상세분석 정보 생산 및 활용기반 구축 사업을 수행한 ㈜동녘이 계약 종료 후, 2019년 3월7일부터 25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기상청 외부로부터 웹브라우저 호출 등의 방법으로 기상청 백업 및 개발 서버에 접속해 소스파일을 내려받았다.

이는 올해 3월26일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통해 침해사고 조치 요구를 받은 이후에야 침입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에 따르면 용역업체가 사업 완료 후 유지 관리 등을 위해 기상청 내 정보시스템에 원격 접속한 것은 기상청 정보보안 기본지침 제29조 위반이다. 또 개발한 용역결과물을 전량 회수하지 않고 비인가자에게 열람권한을 넘겨준 것은 기상청 정보보안 기본지침 제34조 위반이다.

특히 기상청 용역사업 보안관리 세부기준에 따르면 청사 외부에서 청사 내부 정보시스템에 접근할 경우, ‘중대’ 수준의 보안 위반으로 규정해 징계토록 하고 있다.

신 의원은 “기상청은 사건 발생 이전 작성된 2019년 1월 기상청 정보보안 관리실태 개선계획 자료에서도 용역인력 사용 전산망 보안관리 및 용역사업 완료 시 보안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잘못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신창현 의원은 “기상청의 보안관리가 직무태만을 넘어서 직무유기 수준이다. 기상청은 즉시 정밀 보안진단을 실시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