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업 진출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쓴 소리를 내 뱉은지 하루만에 태도변화를 보였다.
토스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적격성 검증은 감독 당국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전날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증권업 진출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 때문에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를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해진 요건을 못 지켜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당연히 보완하겠지만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워 사실상 굉장히 대응하기 어렵다”며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때는 모든게 잘 될거 같은데 정작 금융감독원과 얘기해보면 진행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은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뼈 아픈 말씀을 해주셨다. 자세히 검토해보겠다”고 응답했다. 이후 은 위원장은 19일 윤석헌 금감원장을 만나 이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토스는 이날 돌연 입장문을 내놓으며 “이 대표의 발언은 신임 금융위원장님이 만난 자리에서 여러 고충을 공유하던 중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발언이었다”며 “감독 당국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인가를 위한 적격성 검증은 감독 당국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증권사 설립을 위한 안정적인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새로운 혁신적 증권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감독 당국의 지도를 충실히 따르며 예비인가 과정을 진행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날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토스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증권업 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융감독원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5월 말 증권 예비인가를 신청해 진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감독 당국의 여러 권고 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해 풀어 나가고 있는 만큼 당국과 원만하게 논의해 예비인가를 통과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 한다.
금융권에서도 은 위원장의 금감원 방문과 토스의 태도변화를 계기로 토스의 증권업 인가 심사에 변화를 점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업 포기를 시사한 토스가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증권업 진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 일 수 있다”며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에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한편 금감원은 토스의 증권업 인가를 두고 자본력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128억원, 이 중 75%에 해당하는 96억원이 상환우선주(RCPS)로 분류된다. RCPS는 기업회계기준에서는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2011년부터 상장기업에 의무 적용된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부채로 인식된다.
금감원은 이에 토스의 자본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토스는 동일한 문제로 지난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도 탈락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