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해 실시된 금융감독원 미스터리 쇼핑에서 고령투자자 보호에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 직후 판매된 두 은행의 파생결합펀드(DLF)를 두고 고령투자자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돼 금감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이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두 은행은 2018년 실시된 금감원 미스터리 쇼핑 고령투자자 항목에서 56.5점과 25.5점을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6월 5일부터 9월 5일까지 14주간 동안 29개 금융회사 440개 점포의 파생결합증권 판매와 관련한 미스터리쇼핑(암행평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해당 금융회사에 통보했다.
하나은행의 종합평균은 38.2점으로 ‘저조’등급을 받았다. 항목별 평가결과 숙려제도 안내, 적합성보고서 제공 및 유의상품 권유시 확인의무 등 고령투자자 보호방안 준수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통보됐다. 고령투자자 항목 환산점수는 25.5점, 비고령투자자 환산점수는 50.9점이었다.
우리은행은 종합평균 62.4점으로 ‘미흡’등급으로 평가됐다. 항목별 평가결과 유의상품 권유시 확인의무 및 적합성보고서 작성·제공 등 신규 고령투자자 보호방안 준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고령투자자 환산점수는 56.5점, 비고령투자자 환산점수는 68.2점이었다.
금감원은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점수가 낮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체 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했고, 이행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한 이후 실적이 저조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의 검사 및 대응조치에도 두 은행에서 판매한 DLF를 두고 고령투자자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됐다.
금감원의 검사 이후 두 은행에서 판매된 DLF의 연령별 잔액 현황을 보면 하나은행은 70세 이상 고령투자자가 415명, 잔액은 1263억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70세 이상 고령투자자 240명, 잔액은 498억으로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고령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DLF가 판매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병욱 의원은 “DLF 같은 파생결합상품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투자 위험이 높기에 고령투자자 보호제도가 마련되었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고령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금융당국이 암행평가를 통해 인지한 사실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현장점검과 대책을 마련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