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이 가을세일에 나섰다. 업계는 세일 기간을 줄인 대신, 체험과 서비스, 인기 제품의 물량을 늘리는 등 변화를 꾀했다. 불황과 이커머스의 약진으로 유통업계가 상시 ‘초저가’ 전쟁을 벌이는 등, 긴 세일기간의 의미가 예전만 못한 탓이다. 오히려 ‘짧고’ ‘굵게’ 세일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판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10일간 ‘가을정기세일’을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7일이 줄어든 기간이다. 대신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창립 40주년을 맞아 전년 대비 동절기 의류 등의 물량을 대폭 늘렸다.
가디건‧코트‧패딩 등 동절기 아우터 물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늘렸고, 김장 시즌에 맞춰 인기 김치냉장고를 직매입해 선보인다. 아울러 27일부터 29일까지 잠실점과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청량리점에서 ‘베네통’과 ‘시슬리’의 패딩과 가디건 등 아우터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잠실점‧영등포점‧강남점‧청량리점에서도 29일까지 ‘K2’,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등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를 기존 판매가에서 최대 70% 할인한다. 롯데백화점 전 점포에서는 ‘대유 위니아 딤채’ 브랜드의 김치냉장고 모델 5종을 직매입해 판매한다. ‘딤채 스탠드형 551L’를 417만원에, ‘딤채 스탠드형 551L’를 375만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역시 기존 17일간 열던 가을세일을 10일로 단축했다. 현대백화점은 세일 기간을 줄이는 대신, ▲할인행사 규모 확대 ▲경품 이벤트 ▲고객 참여형 콘텐츠 등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붙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일 기간 인기를 끈 인기 품목 물량을 30% 이상 확대했다. 무역센터점은 27일부터 29일까지 ‘프리미엄 리빙 초대전’을 열고, 리네로제·코이노·나뚜찌 등 20여개 가전·가구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30~60% 할인한다. 같은 기간 목동점도 빈폴·마에스트로 등 20여개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30~6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세일 이후에는 고객 참여 이벤트 등 여러 콘텐츠를 전개한다.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은 내달 12일부터 13일까지 하늘정원에서 ‘손연재 리듬체조 건강 운동’, ‘명상 요가’, ‘필라테스’ 등 1600여명이 참여하는 야외 클래스를 진행한다. 또한 같은 기간 오후 6시 30분부터 디제잉 공연·무료 맥주 증정 등이 진행되는 ‘루프탑 비어 페스티벌’도 연다.
신세계백화점도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10일간만 가을세일을 진행한다. 나들이객과 예비부부를 정조준 했다. 강남점에서는 29일까지 씰리, 다우닝, 지멘스, 위니아 등이 참여하는 '가을 혼수 리빙페어'를,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등 '스포츠 아우터 페어'를 열어 최대 60% 할인한다.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에서는 내달 13일까지 가구, 주방용품, 가전, 인테리어 소품 등을 한번에 쇼핑할 수 있는 '메종 드 신세계'를 연다. 바이어들이 엄선한 7개 품목 30억 물량을 특가에 선보인다고 백화점 측은 강조했다. 일렉트로룩스 무선스틱 청소기 'PURE Q9'를 47만9000원에, 필립스 트윈터보스타 특대형 에어프라이어를 35만9000원에 내놓는다.
이처럼 ‘짧고’ ‘굵은’ 세일 전략은 장기간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 긴 세일기간을 더 이상 차별점으로 내세우기 힘든 탓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긴 세일이 오히려 구매 욕구를 떨어뜨리는 데다, ‘할인’ 경쟁만으로는 타 유통 채널과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세일기간을 줄이고 경품 등 고객 혜택을 늘려 압축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