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계층간 격차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금수저를 뛰어넘는 ‘다이아’, 그 위에 ‘슈퍼다이아’까지 등장했다. 성년도 안 된 미성년자가 ‘사장님’ 소리를 듣고, 수억원대 연수익을 벌어들이며, 평균 20억원이 넘는 자산가도 수두룩하다. 이에 증여세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세청을 대상으로하는 국정감사에 앞서 계층간 양극화 심화를 문제 삼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의 세습이 부동산 등의 ‘증여’에서 비롯된 만큼 증여여부를 철저히 파악하고 관련 세금체계를 강화해 양극화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세청 ‘2017 미성년자 증여결정 현황자료’ 분석결과에 따르면, 미성년자 증여는 부동산이 3377억원, 유가증권이 2370억원, 금융자산이 3282억원 등으로 전체 미성년자 소유로 신고된 증여액 1조279억원의 약 88%를 차지했다.
이 중 상위 1%가 전체주요자산 증여액 9029억원의 16%인 1463억원을 차지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 10%는 총 4594억여원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전체의 51%에 달했다. 이 둘을 합하면 상위 10% 전체가 67%를 넘는 6057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김 의원이 만18세 이하 미성년 직장가입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3736명이 직장에 적을 두고 있었고, 이 중 292명은 사업장 대표였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미성년 사업자가 28명, 연봉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인 이가 34명에 이르렀다.
세부적으로 연봉 1억원 이상 28명을 분석한 결과, 최고 연봉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8세 미성년자 부동산임대업자로 1년 연봉이 4억3440만원에 달하는가 하면, 갓 태어난 만0세 아기 2명이 출생 직후 사업장 대표로 등재돼 월 100만원과 월 50만원의 보수를 각각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서울이 가장 두드러졌다. 증여의 경우 미성년자 주요자산 증여액의 60%인 5377억원이 집중됐으며 건수도 361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가 1711건으로 총 1576억원이, 대구가 333건으로 351억원이 몰려있었다. 직장가입건도 전체 292명 중 202명(69%)이 서울에 위치한 직장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현재 우리사회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으로 인해 ‘금수저’, ‘흙수저’등 ‘수저계급론’이 나올 정도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오래전부터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계층 간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불평등의 상징인 수저계급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증여세 강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민부론에서 증여세를 인하해야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렇게 되면 계층 간 양극화는 더욱더 심화될 것”이라며 “미성년자도 현행법상 사업장의 대표자나 공동대표자로 이름을 올릴 수는 있지만, 이를 악용한 어른들의 편법증여나 상속 등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부의 대물림이 없도록 국세청은 보다 세밀하게 검증해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