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정감사 나선 의협회장과 한의협회장, 성적표는

[기자수첩] 국정감사 나선 의협회장과 한의협회장, 성적표는

기사승인 2019-10-11 00:12:00

올해 국정감사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의료계와 한의계를 대변하는 보건의료단체장으로서 국정감사에서 어떤 말이 오갔을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1시간 30분을 기다리고 2분여의 발언을 끝으로 국감장을 떠났다. 최 회장은 손해보험사와 의료계의 소송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컸으면 좋겠다”라며 “손보사에서 의료비 지급을 거절할 때 사유를 표준 약관으로 명확하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000억대 맘모톰 시술 소송부터 노안 수술, 도수치료 등에 대해 의료계와 손보사가 소송 중이다. 

의료계 많은 사람이 국감장에서 최대집 회장의 퍼포먼스를 기대했다. 여러 번의 삭발과 투쟁 선언, 단식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행동으로 보여준 게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줄곧 문재인 케어 반대, 첩약 급여화 철회 등 여러 의료계 현안에 대해서 강한 발언을 했던 그였기에 아쉬움이 조금 컸다. 이후 최 회장은 광주시의사회에서의 강연 일정으로 자리를 떴다고 밝혔다. 

반면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자리를 끝까지 지켜서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하고 갔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최혁용 회장이 ‘청와대에 엎드려서 빌었다’라는 발언의 동영상을 제시하며 청와대와 한의협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또 첩약의 안전성·유효성·경제성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최혁용 회장은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만나 첩약 급여화를 요청했다”면서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도 통과해 시행만 앞뒀었다. 졸속으로 추진해 충분한 근거가 없었다고 한다면 그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다”고 답했다.

또 “청와대를 문 케어 추진 주최에 대해 의인화한 표현으로 사용한 것일 뿐, 그 자리에 문 대통령·정부·국가가 들어가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맥락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많은 이해 단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정책을 여러 경로를 통해서 힘을 쏟고 있다”면서 “첩약은 누가 하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최혁용 회장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참고인으로 출석해 해당 질의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정감사이지만, 보건의료단체장으로서 좀 더 강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둘 다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본다. 특히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료계 전반의 이슈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청와대-한의협 유착 의혹에 대해 말끔한 해명이 아니었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긴 하다. 

그럼에도 의료계와 한의계 내부에서는 자신들의 회장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 하지만 이번 국감장 발언의 성과는 향후 정부의 정책에 얼만큼 반영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듯 하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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