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F) 손실 책임자로 오는 21일 종합감사에 출석한다.
함 부회장과 함께 증인채택이 되느냐, 마느냐로 관심을 모은 인물이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다. 손 행장은 증인채택이 안 됐다. 그를 대신해 정채봉 부문장이 채택됐다.
손 행장은 요즘 바쁘다. 국감 첫 날인 2일 해외출장을 떠났고 일주일 뒤에 돌아왔다. 손 행장은 귀국 후 곧바로 내부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10일 본점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바깥일정이 남았다. 손 행장은 이르면 내주 북미로 출장을 떠난다.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동분서주 하는 모습, 좋다. 직원도 일정을 다 체크할 수 없을 만큼 바쁜 게 CEO다. 해외출장도 기울어진 기업 가치를 일으켜 세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우리은행 측에서도 두 달 전부터 예고된 출장이었고 증인 채택이 되지 않은 걸 확인한 다음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대규모 부실사태로 성난 민심을 위로하는 게 우선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공든 리더십에 금이 갈 수 있어서다.
손 행장이 중동과 유럽을 돌며 투자자를 만날 때 국회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모 의원은 ‘도피성’이라고 했다. 3자가 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또 열심히 발품을 팔고 돌아와 보니 피의자 신세로 전락했다. 투자자들이 손 행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이쯤 되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손 행장이 앞서 사과는 했지만 이후 행동은 두고 볼 일이다. 감독당국 조사는 여태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온 뒤에라야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염려스럽다. 오버행 이슈도 거뜬히 해결한 손 행장이지만 이번 건은 정말 난제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리더십은 깨지고 고객은 등을 돌릴 수 있다. 우리은행이 종감에서 피해자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