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다저스의 가을 야구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는 로버츠 감독의 지도력에 의구심이 든다.
LA 다저스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3-7로 패배했다.
충격적인 결과다. 지난 2년 동안 월드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친 다저스는 올해 106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한 수 아래의 전력인 워싱턴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으나 끝내 발목을 잡히며 가을 무대에서 자취를 감쳤다.
로버츠 감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운영을 한다고 자부하지만 이제껏 결과는 좋지 못했다.
2년전 월드시리즈에서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를 꾸준히 기용했으나, 다르빗슈는 2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지며 9실점(8자책점)해 평균자책점 21.60의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다저스는 다 잡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에서 부진하던 불펜 투수 라이언 매드슨을 좌타자에 맞춰서 꾸준히 기용했으나, 이는 패착으로 이어졌고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로버츠 감독의 무능함이 여지 없이 드러났다.
2년 동안 선수기용에 아쉬움을 남기며 우승을 놓친 로버츠 감독은 올해도 변하지 않았다. 실패를 교본 삼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으나 그런 모습은 기대할 수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시리즈 5차전 3-1로 앞서던 7회에 커쇼를 올렸다. 8회 커쇼가 앤써니 랜던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3-2로 추격을 당했다. 이후 대처가 문제였다. 4번 타자인 후안 소토를 상대로 로버츠 감독은 교체 없이 커쇼를 마운드에 남겼다. 결국 커쇼는 소토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승부는 동점으로 이어졌다.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기용하는 고집을 부렸다. 시리즈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마에다나, 소토를 상대로 3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잡아낸 콜라텍이 있었으나 그의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연장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9회에 오른 조 켈리를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볼넷과 2루타를 맞으며 켈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켈리를 남겼고, 결국 하위 켄드릭에게 만루포를 맞으며 시리즈를 내줬다.
타선 기용도 실패를 맛봤다.
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데이빗 프리즈와 러셀 마틴을 5차전에 모두 벤치로 앉혔다. 좌완 패트릭 코빈을 상대하기 위한 대비책이었으나 대신해서 나온 윌 스미스와 맷 비티가 모두 침묵했다. 자신의 철학만 고집하다가 결국 팬들에게 실망만 안겼다.
이외에도 A.J 폴락, 코리 시거 등 시리즈 내내 부진한 선수들을 계속해 기용했다. 이들은 시리즈내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로버츠 감독의 고집은 다저스에게 재앙이 됐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과 동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A 지역 매체인 LA 타임스는 11일 “여전히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을 신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이 2년 연속 챔피언 시리즈 진출과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란 업적을 이뤄낸 것은 맞다. 하지만 다저스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명확한 단점을 보이는 로버츠와는 결실을 맺기 힘들다. 다저스 팬들의 30년 묵은 염원을 이뤄내기 위해선 로버츠 감독과의 동행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