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혈액원 직원 3분의 1 이상이 다단계 판매원으로 가입돼 부업에 열중했지만, ‘영리업무 겸직’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당이 발생하는 줄 알았다고 말한 1명에게만 ‘경고’, 제주혈액원에 ‘기관경고’만 있었을 뿐, 수익을 챙겼던 사람도 영리활동인 줄 몰랐다고 말한 사람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제주혈액원 특정감사결과’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제주혈액원 직원 36명 중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되어 영리활동을 했던 사람은 총 1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얻은 판매수익은 8백만 원이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다단계 판매에 가입된 직원 13명은 1년 4개월이란 기간 동안 총 246회, 5100만원의 물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총 6000여만 원의 수당이 발생했으나, 직원들이 판매해 만든 수익보다 하위판매원의 실적에 따라 배당받는 후원수당이 2배가량 많은 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후원수당은 본인의 판매수익이 아닌, 하위판매원의 판매액을 배당받아 받는 수당이다. 제주혈액원 13명의 후원수당 발생현황을 보면 3년간 12명에게 812만원의 수당이 발생했다. 이들이 개인별로 가지고 있는 하위판매원 수는 많게는 50명까지 있었으며, 그 합이 총 325명에 달한다.
다단계 판매에 가입된 현황을 살펴보면 짧게는 3년, 길게는 13년인 직원도 있었다. 매주 목요일에 있는 교육에 연차를 활용해 참석한 횟수도 많이 확인되었지만, 직원들은 하위판매원의 수익이 자신에 귀속되는지 몰랐다고 항변하였고, 적십자사 감사팀은 그 모든 진술을 받아드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도자 의원은 “혈액관리에 한시도 소흘해서는 안 되는 혈액원에서 다단계 판매가 성행했다”고 지적하면서 “공직기강이 무너졌는데도 부실감사로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실한 내부징계를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