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어든 9900억원대다. 현대제철 역시 같은 기간 50% 이상 줄어든 16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 톤당 80달러대를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월 들어 톤당 121.2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가격은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는 당시 주요 광산업체가 위치한 브라질과 호주 등에서 천재지변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 1월 브라질 대표 광산업체 발레(Vale)의 광산 댐이 붕괴하면서 3월 철광석 수출량이 2219만톤으로 올해 2월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또 지난 4월 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 철광석 대형항구에서도 사이클론이 발생했다. 현지 광산업체 리오 틴토(Rio Tinto)는 생산 차질을 선언했다. 대표적 글로벌 광산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했었다.
문제는 철강업계가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이런 요인을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철강사 입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랐더라도 고객사에 제품가를 반영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국내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처는 시황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협상을 마친 완성차 업체를 제외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는 악화된 실적을 이유로 자동차 강판의 가격 인하·동결, 소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건설업계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도리어 가격을 낮춰달라는 입장이다.
특히 조선업계는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과거 수주했을 때 후판 가격은 톤당 5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후판 가격이 60~70만원대로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컸다는 입장이다. 이 상황에 후판가가 더 오른다면 조선업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방 수요산업 침체와 중국 저가재 유입으로 4분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원가절감 고급강 판매확대를 통한 세일즈 믹스 고도화로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