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돌아온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가 여는 새 시대

[쿡리뷰] 돌아온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가 여는 새 시대

기사승인 2019-10-23 21:11:43


28년 만에 돌아온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감독 팀밀러)가 새로운 페이지를 썼다. 미래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인물들의 고군분투는 앞선 시리즈와 같지만,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 미래를 바꿨던 인물도, 미래를 바꾸려는 인물도, 미래인 인물도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는 블록버스터 영화 중 수작으로 꼽히는 ‘터미네이터’(1984)와 ‘터미네이터2’(1991)를 잇는 작품이다. ‘터미네이터’의 후속작들은 그전에도 꾸준히 나왔지만,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했던 1·2편에 비해 호평을 얻진 못했다. 

제임스 캐머런이 28년 만에 제작자로 참여한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는 ‘터미네이터2’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터미네이터’의 상징인 사라 코너 역의 배우 린다 해밀턴과 T-800을 연기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함께 돌아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데드풀’의 팀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심판의 날 이후 미래는 바뀌었지만, 인류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스카이넷이 아닌 또 다른 인공지능 리전이 반란을 일으킨 것. 신체 능력이 강화된 슈퍼 솔져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는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스)를 지키기 위해 리전과 대립하는 미래에서 2020년 멕시코시티로 찾아온다. 그와 동시에 대니를 제거하려는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도 함께 나타난다.

무자비한 Rev-9에게 추격당하던 대니와 그레이스는 사라 코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이들은 Rev-9을 파괴하기 위해 또 다른 조력자를 찾아 나서고, 인간으로 위장해 살고 있던 T-800을 만나게 된다.

없애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주요 내용인 것은 1·2편과 비슷하다. 하지만 여성 인물을 묘사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30년 전 작품과 차이가 있다. 미래의 인공지능이 두려워하는 것은 누군가의 어머니가 아닌 대니 그 자체이고, 그를 보호하는 인물도 여성이다. 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것도 여성이다. 세 인물은 Rev-9의 추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다. 

사라 코너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은 명성에 걸맞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활약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두 배우의 상징성으로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이어낸다. ‘터미네이터’이기에 가능한 유머도 곳곳에 존재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새로운 전사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는 강렬하면서도 매력적인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배우 나탈리아 레이즈는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주체적으로 변화하는 대니를 안정적으로 그려냈다.

압도적인 액션도 볼거리다. 처음부터 끝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압도적인 규모로 몰아친다.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나면 이와 같은 액션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성공적인 귀환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축포처럼 여겨진다. 

오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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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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