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7억원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들을 퇴직 직원들이 재취업한 업체들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이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까지 10건의 ODA 사업 가운데 7건을 퇴직 통계청 직원들이 재직했던 업체가 입찰받았다. 나머지 3건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성격의 사업으로 소프트웨어 업체만 참여가 가능했기 때문에 통계청 퇴직 직원 업체들이 나머지 사업을 사실상 독식한 셈이다.
‘짬짜미 일감 몰아주기’로 보이는 7건의 사업은 모두 단독 입찰로 결정됐다. 통계청 퇴직 직원들이 재직한 업체 4곳이 돌아가면서 1곳씩 응찰해 입찰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규모는 총 37억원으로, 스리랑카·에콰도르·라오스·콜롬비아 등지에 각종 통계컨설팅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과장부터 산하기관장까지 다양한 직급의 퇴직 통계청 직원들이 각 ODA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따낸 ODA 사업의 평가 또한 대부분 ‘매우 좋음’으로 기재됐는데, 사업 평가에는 현직 통계청 직원이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 의원은 “얼마 전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공정’이란 단어를 27차례 언급했지만 공무원들의 ‘제 식구 배 불리기’라는 불공정 행태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