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활성화 대책이 국내경기의 불황을 오히려 장기화하고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인기 유튜버이자 공병호연구소 소장인 자유주의 경제학자 공병호 박사(사진)가 25일 방영된 쿠키뉴스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 12번째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문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의 핵심인 주52시간 단축근로, 최저임금 인상 등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생활분야 SOC(사회간접자본) 사업투자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경기전망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 소장은 대한민국이 이미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이라는 3저 현상을 겪고 있으며, 경기불황(디프레션)에 진입한 것을 넘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가능성이 떨어지고 나라경제가 쪼그라들며 폭탄세일이 계속되는 3저 현상의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청와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불황에 진입했다. 사람들이 앞(미래)이 안 보인다고 하는 것이 곧 불황이다. 저성장, 저물가가 계속되고 사람들은 수요를 줄인다. 그리고 할인가가 정상가라고 생각하며 더 내릴 것이라고 기대해 주머니를 더 닫는다. 이게 장기불황이고 디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획기적 정책전환이 없으면 안 된다”며 정부가 내걸고 대통령이 ‘함께 잘 사는 시대’를 열겠다며 내세운 ▲주52시간제 확대 ▲최저임금 인상 ▲생활 SOC 사업투자 활성화로는 불황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배종찬의 핵인싸-공병호편> 1부에서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실질소득에서 최저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프랑스 다음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 ‘최소한의 임금’이라는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강제적으로 높이는 것은 서민경제를 구성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돼 가족경영으로 축소되고 고실업을 야기하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강제하고, 적용범위까지 확대할 경우 근로자 개개인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보다 주머니로 들어가는 월급이 줄고,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져 생산성이 하락해 기업의 부담은 늘어나는 부작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봤다. 더구나 70%를 수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근로시간단축은 생산경쟁력으로 이어져 부정적이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최근까지 부동산 등의 투기방지를 위해 견제해왔던 건설투자를 지난 14일 ‘생활SOC’라는 교과서에도 없는 명칭으로 포장해 2020년에만 수조원을 추가투입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인프라(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는 필요하지만, 도로나 항만 등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생산기반 인프라에 해당하는 곳에 투자가 이뤄져야하고, 국채를 발행해 적자운영이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그린벨트’나 지하철 인근에 묶인 ‘상업지구’와 같은 규제를 푸는 등 돈을 들이지 않고 경기를 살릴 방법을 강구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공 소장은 “1988년 일본이 노동법을 개정해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정책을 폈다. 이것이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을 촉발한 가장 큰 방아쇠”라며 “노동투입을 강제로 줄여버린 것은 생산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가장 나쁜 정책을 쓴다. (지금의 장기불황은) 정부 발 경기침체”라고 질타했다.
이어 “객관적 상황도 안 좋은데 행동하는 경제주체(국민)는 더 어둡게 본다. 그런데 정책하는 이들은 (비판적 혹은 보수적) 전문가들이 떠들어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잘못은 고쳐야한다는 말에 비판하고 음해하기 위한 세력이라고 받아들인다”면서 “시민들도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에는 현명하다.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공 소장은 경기침체의 한 요소로 평가되는 한·일 경제 갈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대응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서민들, 일본 관련 제품을 다루는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어려움과 동떨어진 대책과 방안만을 내놓고 있다는 풀이다.
그는 불매운동 등의 국내 대응에 대해 “여행업계는 영향을 좀 받았지만 경제규모가 우리의 3배 이상이다. 우리 식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일본은 문 정부와 국민을 분리하려한다”면서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정부는 분규를 해결해주는 것이지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밖으론 드러나지 않지만 지금도 기업의 거래처가 단절돼간다.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한다”고 했다.
이밖에 공 소장은 이날 방송에서 현 정부의 경제참모 및 경제관리들의 인식과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평가와 견해를 비롯해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우리 정부가 나아가야할 방향 등 여러 이야기를 쏟아냈다.
한편 오는 28일 오후 5시부터 유튜브 공식채널(https://bit.ly/2JhwOSA)을 통해 방영되는 <배종찬의 핵인싸-공병호편> 3부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경제정책 ‘민부론’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사태에 대한 평가, 자유주의 경제학자로서 정부와 국민들에게 날카로운 한 마디를 전할 예정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