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코앞인데, 배추 한통 5680원…"올해 김장 못하겠어요"

김장철 코앞인데, 배추 한통 5680원…"올해 김장 못하겠어요"

기사승인 2019-10-26 05:00:00

#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서충순(56)씨는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배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작년에 비해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라 있는 것. 무와 오이 등의 채소도 마찬가지였다. 서 씨는 “배추 가격에 김장을 할 생각을 포기했다”면서 “다른 식품들에 비해 유독 농산물 가격이 유독 많이 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치솟은 배추가격에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배추 상품 10㎏당 도매가격은 1만4050원으로 평년 가격인 5848원 대비 140.2% 높았다. 1년 전 같은 날 가격인 7800원과 비교해도 80.1% 높은 수준이다. 포기로 판매하는 소매가 역시 5680원으로, 평년 가격인 2947원보다 92.8% 뛰었고, 지난해 같은 날 가격인 3533원 보다도 60.8% 높다. 

다만 도매가와 소매가 모두 지난 18일 최고가를 찍고 하락세를 띠고 있다. 당시 가격은 각각 1만6000원(10kg기준), 6531원(한통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가을 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배추 수확량이 급감한 탓이다. 최근 다소 가격이 내려가곤 있지만, 하락세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포장 김치를 사는 게 더 낫겠다는 말도 나온다. 

배추 이외에 재료로 쓰이는 무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무의 도매가격은 20kg당 2만2200원으로 평년 가격인 9430원에 비해 13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개 단위인 소매가 역시 2866원으로 평년 가격인 1768원 대비 62.1% 높았다.

배추 가격 폭등은 기상악화로 출하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을배추는 보통 여름인 7월에 심어 10월, 11월에 수확한다”라며 “지난 9월과 10월에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곧 수확을 앞둔 배추와 9월에 심은 어린 배추까지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전체 생산량은 작년보다 14.7% 감소한 119만5000톤으로 추정된다.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해도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수확을 앞둔 배추들도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10월부터 출하될 강원 춘천, 영월, 충북 제천 지역 등은 무릅병, 바이러스, 뿌리혹병 등의 병해가 평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11월 하순부터 출하될 전남지역의 경우도 태풍 피해로 정식 시기가 지연됐고, 병해도 증가해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에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배추 가격이 너무 올라 김장에 나서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없다는 것. 

최근 한 온라인 판매업체에 따르면, 배추 판매 신장률은 전년 대비 3%에 그친 반면, 포장 김치류 판매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배추김치 37%, 열무김치 78%, 깍두기와 석박지는 각각 50%씩 늘었다. 동치미‧나박김치는 156%, 묵은지‧볶음김치도 119% 각각 뛰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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