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줄줄이 편의점서 퇴출… “폐손상 의심사례 때문”

액상형 전자담배 줄줄이 편의점서 퇴출… “폐손상 의심사례 때문”

기사승인 2019-10-26 15:38:07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한 지 사흘 만에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퇴출당했다. 

26일 이마트는 이날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4개 품목에 대한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은 쥴(JUUL) 랩스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 종과 KT&G의 ‘시드툰드라’ 1종 등 4종이다. 

세븐일레븐도 이날 오전 같은 제품의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는 소진될 때까지 판매를 유지하기로 했다.

24일 편의점 GS25가 선제적으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4종의 판매를 중단했고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삐에로쇼핑·일렉트로마트도 정부의 위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비엔토 7개 제품과 릴렉스 2개 제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5일에는 CU가 가향 액상 전자담배 4종의 가맹점 추가 공급을 중단했으며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 365플러스도 쥴 랩스 3종에 대한 판매를 중지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액상 전자담배를 취급하지 않는다.

업계 상위 4개 편의점이 모두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퇴출되게 됐다. 현재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가 소질될 경우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지난 23일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환자가 국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2일 1건의 폐손상 의심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환자(30세‧남)는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증상을 호소해 입원, 치료 후 현재 퇴원한 상태다.

환자를 직접 검토한 김석찬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90일 이내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이 있고, 흉부영상(CT) 이상 소견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검사 음성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한 폐손상 의심사례로 보인다”면서 “다만 추가 사례 수집을 통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관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중증 폐손상자는 1479명이다. 사망사례도 33건이나 됐다.

중증 폐손상 환자의 79%는 35세 미만이었고 18세 미만 환자도 15%를 차지해 젊은 층에서 위해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환자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을 밝혔고 이들 중 약 80%는 ‘대마유래 성분’(THC: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질환·사망사고의 관련성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CDC는 정확한 원인 규명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금지 또는 중단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 기조에 발맞춰 최대 소매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시간주와 뉴욕주 역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으며 라이트 에이드, 달러 제너럴, 코스트코 등 유통업체들도 판매를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향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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