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프, 코세페 ‘조용’…이커머스만 북적댄다

한국판 블프, 코세페 ‘조용’…이커머스만 북적댄다

기사승인 2019-11-07 04:00:00

“고객님, 코세페 할인 상품은 없어요”

지난 5일 오전께 찾은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손님인 척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세일 상품을 보러 왔다’ 물으니 이 같은 답이 돌아온다. 이곳 매장 직원은 “브랜드별로 개별 할인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있다”면서도 “따로 코세페 할인을 하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층부터 아동 매장이 있는 7층까지 둘러봤지만, 딱히 할인 상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은 마주칠 수 없었다.

인근의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코세페 보다도 롯데그룹 자체 할인 이벤트 ‘블랙 페스타’를 앞세웠다. 할인 혜택 역시 와닿지 않았다. 한 남성의류 매장에선 20% 할인을 내걸었지만, 100만원 이상의 고가들로 할인에 큰 의미가 없는 듯 했다. 다른 매장도 엇비슷한 상황이었다. 백화점 측은 “코세페 관련 할인은 따로 진행하지 않고, 자체 연관 행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압구정의 현대백화점에서도 딱히 할인 물품을 구매하러온 고객은 없었다. 기획전을 통한 식기, 침구, 주방가전 등 일부 리빙 브랜드 할인만 눈에 들어왔다. 이마저도 상당수의 제품이 이월 상품이었다. 백화점 측이 코세페를 내세우지 않으려는 듯한 정황도 나왔다. 한 매장 직원은 “브랜드 본사에서 코세페 홍보물을 전달받았지만, 백화점 측에서 설치를 반려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코세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고객들은 소수였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할인행사 기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찾아오는 고객은 많지 않다”라며 “우연히 들렀다 할인 가격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코세페 행사 도입 초기에는 홍보물도 다양하게 제작해 걸었는데, 현재 그런 축제 분위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이커머스에는 사람들이 몰리며 북적대는 모습이다. 이들 역시 코세페를 내세운 것은 아니지만, 쿠폰 공세와 할인율이 높은 상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이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업계는 딱히 코세페가 아니더라도 이커머스들은 연말 할인 공세를 펼쳤을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커머스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나, 오프라인 매장들의 할인에 맞서 연말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G마켓, 옥션, G9는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진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은 지난 1일 오전 10시 기준, 100만개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G9의 판매량까지 감안한다면 이보다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행사 첫날 동시간대와 비교하면 행사 상품 누적 거래액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이베이코리아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쓱데이’ 사전 할인 행사를 진행한 SSG닷컴도 지난해 행사 대비 매출과 고객수가 각각 163%, 131% 증가했다. 특히 이마트몰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 역시 할인 행사 '티몬 111111' 첫 날인 지난 1일 매출이 전월 일평균 대비 5배 증가했다. 티몬 관계자는 “판매 수량은 2배, 구매 고객 수는 30% 늘어나는 등 전 부문에서 11월 특수를 누렸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인기가 코세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들 역시 코세페 보다 각자 브랜드의 세일 행사에 주력하고 있는 것. 이에 업계에선 이커머스 흥행을 코세페와 별개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코세페 이전부터 대대적인 연말 세일을 준비해 왔다”면서 “딱히 코세페로 인해 흥행이 이뤄진 것이라고 보긴 어렵고, 단지 기간이 겹친 것 정도로 본다”라고 평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