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정신으로 현대수묵화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강구철의 개인전 ‘사색의 여정’이 13일부터 19일까지 대전MBC 1층 갤러리M에서 열린다.
강구철은 중국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한남대학교 조형예술학부 회화전공 교수이다.
강구철은 그동안 17차례의 개인전, 북경올림픽 기념전, 현대 한국화 확산과 집적전, 한국의 예술전 등에 참여해 왔다.
한국화를 전공한 강구철은 시대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전통과 현대를 새롭게 조화시키기 위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언어를 표현하기 위해 치열한 고뇌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로서 한국화의 현대화란 화두를 끌어안고 전통적인 수묵화에 담긴 동양적인 것의 정신을 버리지 않으면서 표현방식에서는 현대성을 담지하는 형식을 모색하는 지난한 시간을 보냈다.
강구철은 중국 간쑤성의 돈황석굴 방문을 통해 본인만의 고유한 벽화 형식의 그림을 형성하고 ‘회상’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색채를 올린 벽화 그림을 선보였다.
강구철의 또 다른 동양 정신은 다음에 이어지는 ‘사색’에서도 짙게 드리워진다.
2000년대 들어와 강구철의 일련의 작업들은 ‘사색’이라는 제목으로 한층 시적인 정취를 풍긴다. 특히 나비, 물고기, 장수하늘소, 메뚜기, 잠자리, 풀 등의 이미지들이 그림의 전면에 등장하거나 화면 전체의 주요한 구성요소로 배치된다.
장지에 안료를 듬뿍 적신 빗자루로 화면 전체를 긁기도 하고 그 위에 작은 사물들이 이유 없이 얹혀있다. 여전히 한국화의 재료를 고수하는 편이지만 방식은 빗자루를 붓 대신 사용함으로써, 마치 물감을 떨어뜨리면서 그림을 완성했던 액션페인팅을 방불케 하는 행위적 그림에 도전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유현주씨는 “강구철의 예술 세계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그가 공들여 시간을 보낸 사색의 나날 속에서 만든 것, 바로 인위적인 것의 배제와 일부러 무엇인가를 행하지 않음으로써 행하는 이 무위의 미학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지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