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명문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수원 삼성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전 코레일을 4-0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둔 수원은 2차전에서 화력을 과시하며 합계 스코어 4-0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수원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FA컵 정상을 탈환했다. 또 5번째 우승을 달성한 수원은 포항을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팀에 등극했다. 더불어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티켓을 따냈다.
수원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타가트-염기훈-김민우가 쓰리톱을 구축했고, 중앙에는 고승범과 안토니스가 자리했다. 왼쪽 측면에는 박형진, 우측에는 구대영이 섰고, 스리백은 양상민, 민상기, 구자룡이 맡았다. 노동건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1차전에서 늑골 부상을 당했던 홍철과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최성근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조석재가 최전방에 올랐고 그 뒤를 최동일, 이관표, 김정주가 받쳤다. 이경민과 김경연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포백은 김태은, 장원석, 여인혁, 강태욱이 맡았고 임형근이 골키퍼로 출전했다.
경기 초반 대전의 공세에 고전한 수원이 전반 14분 골망을 갈랐다. 역습을 진행하던 수원의 조직플레이가 빛났다. 2대1 패스로 공간을 창출한 수원은 고승범이 오른발로 낮게 깐 슈팅으로 첫 골을 올렸다.
한 골을 내줬으나 대전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전반 23분 프리킥 찬스에서 최동일의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수원 노동건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대전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수원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수원이 이른 시간 교체를 단행했다. 부상을 입은 양상민을 빼고 이종성을 투입했다.
전반 32분 수원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수원 진영에서 날라온 롱볼을 대전이 헤딩 백패스로 처리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며 염기훈이 공을 잡았다. 염기훈은 대전 골키퍼 임형근을 제치고 골을 넣었으나 경합 과정에서 염기훈의 핸들링 파울이 지적되며 골은 취소됐다.
수원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40분 코너킥 접전 상황에서 안토니오가 발리슛을 때렸으나 골키퍼에 가로 막혔다. 수원은 주도권을 가지고 공격을 계속 펼쳤으나 골을 기록하지 못했고 그대로 전반전이 끝났다.
전반 막바지 수원의 공세에 흔들리던 대전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활기를 찾았다. 후반 4분 이관표가 프리킥 찬스에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골문을 빗나갔다.
후반 8분 대전은 김정주가 올린 프리킥에서 이경민이 머리로 띄웠고, 여인혁이 헤딩슛으로 골을 넣었다. 하지만 VAR 판독이 진행됐고 이경민이 헤딩 상황에서 오프사이드에 걸리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전에 VAR로 웃었던 대전이 이번엔 고개를 숙였다.
수원은 안토니오를 빼고 전세진을 투입했다. 대전은 김경언과 조석재를 빼고 이근원과 곽철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전에게 주도권을 내주던 수원이 단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22분 고승범이 때린 강력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넘겼다. 김민우가 밀어 넣었으나 고승범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전반에도 득점을 올린 고승범은 이날 멀티골을 기록했다.
대전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하지만 수원의 역습에 무너졌다. 후반 31분 전세진이 대전의 수비진을 헤집은 뒤 김민우에게 패스를 건넸고, 김민우가 때리게 강한 슈팅이 대전의 골키퍼를 맞고 들어갔다. 3-0으로 수원이 승기를 다 잡았다.
수원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39분 대전의 페널티 라인에서 전세진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터닝슛으로 팀의 4번째 골을 넣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