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인한 비특이성 질환 역학적 관련성 정부 첫 인정

환경오염 인한 비특이성 질환 역학적 관련성 정부 첫 인정

기사승인 2019-11-14 15:06:52
정부가 익산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생과 인근 비료공장의 불법적 생산 공정의 상관관계를 최종 확인했다. 익산시는 즉각 주민 의료지원과 친환경마을 조성계획을 밝혔다.

환경부는 14일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결과 (유)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찌거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고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밝혔다. 비특이성 질환이란, 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질병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 17일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과 관련,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해 7월 14일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청원을 수용하여 추진됐다.

주민 건강조사결과,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주민 99명 중 22명(23건, 국립암센터 등록기준)에게서 암이 발생했다. 이 중 14명은 사망했다.

장점마을의 암 발병률은 최대 25배 넘게 나타나 충격을 줬다.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유)금강농산에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엔엔엔(NNN) 및 엔엔케이(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 1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사람에게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사결과 (유)금강농산에 대한 익산시의 행정처분 내역들을 확인한 결과 (유)금강농산의 대기배출시설, 폐기물처리, 악취 관련 다양한 위반사례도 확인됐다.

가동중단(’17. 4.)된 비료공장의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정제유 사용업체 및 유사공정 비료제조업체 조사와 연초박 건조공정(300℃)을 모사한 모의시험 결과,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사업장 및 마을 환경조사결과, 공장 가동이 중단된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 벽면, 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장점마을 내 침적먼지의 분석결과 총 15지점 중 5지점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검출되었으나 대조지역 5지점은 모두 불검출된 사실을 통해 (유)금강농산으로부터 장점마을로 오염물질이 비산됐음을 추정했다.

연구진은 공장이 가동 중지된 상황에서 가동 당시 상황을 추정하고자 악취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대기확산모의계산(CALPUFF)을 수행했다. 그 결과, 비료공장에서 유해물질 배출시 장점마을이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미나 정책관은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하여 주민건강 관찰(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14일 국가무형문화재 통합문화전수관에서 열린 역학조사 최종발표를 기점으로 익산시는 장점마을을 친환경마을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우선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하고 정화작업을 통해 본래 청정마을을 되찾고 주민 의료지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비료공장 부지 내 매립된 폐기물도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또 비료공장 부지를 환경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 내년까지 이 마을을 친환경 시범마을로 종키로 했다.

송민규 과장은 “장점마을 환경오염 사태를 지켜보며 시민들이 느낀 분노와 걱정을 이해하고, 친환경공간으로서 탈바꿈 될 새로운 장점마을을 기대해달라”며 “환경친화도시를 선포함과 동시에 장점마을을 통해 배운 교훈을 토대로 환경 인식 고취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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