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산업은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19일 내년도 수익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고 있는 은행권에서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은 유례가 없는 ‘저금리’와 ‘신예대율’‧‘상품판매 금지’ 등 정부 규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해법을 찾는데 분주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저금리와 정부규제 문제를 두고 최근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수익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시장금리의 하락이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상황에서 내년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까지 순이자마진의 하락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일제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기준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67%로 전년 동기 대비 0.05%p, 신한은행은 1.53%로 전년 대비 0.09%p 악화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55%와 1.53%의 순이자마진을 보여 지난해 보다 0.08%p, 0.13%p 떨어졌다.
여기에 신(新)예대율 규제 적용, 인터넷전문은행 영업 확대 및 신규 인가 가능성, 오픈뱅킹 시행 등은 예금 수취 경쟁을 심화시켜 은행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LF사태로 정부가 은행의 고위험(고난도) 상품 판매를 제한하기로 한 점도 은행의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한다. 사모펀드와 신탁상품의 판매 제한으로 은행의 비이자이익 성장이 제한되는 영향이다.
B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판매를 금지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은행 자체적으로는 2000억원 내외의 비이자이익 감소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비이자이익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2013년(4조5933억원) 이후 지난해 말(14조5889억원)까지 3배 이상 성장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도 내년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의 해법을 해외시장 확대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저금리에 맞는 자산 리밸런싱 등에서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의 베트남 1위 은행 1조원 투자와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B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저성장‧저금리와 이자장사 지적에 이자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이자이익도 상품판매 규제에 따라 성장이 제한되면서 이제 수익을 늘릴 곳은 해외로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