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감쪽같은 그녀’ 유독 돋보인다, 나문희-김수안의 열연

[쿡리뷰] ‘감쪽같은 그녀’ 유독 돋보인다, 나문희-김수안의 열연

‘감쪽같은 그녀’ 유독 돋보인다, 나문희-김수안의 열연

기사승인 2019-11-19 07:00:00


그리 대단치 않은 이야기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에는 눈길을 사로잡을 큼직한 사건이나 순식간에 빨려드는 대단한 이야기는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도 아니고,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없다. 대신 사람이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감정이 복잡한 관계로 얽히며 드라마가 된다. 잡다한 설정이 없으니 두 사람이 더 잘 보인다.

‘감쪽같은 그녀’는 혼자서도 잘살고 있던 할머니 말순(나문희)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손녀딸 공주(김수안)가 갓난아기 동생 진주와 찾아와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들은 티격태격하며 조용할 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어느 순간 서로의 편이 되며 조금씩 가족이 되어간다. 하지만 이들에게 각자의 앞날을 위해 선택을 내려야 할 시간이 찾아온다.

‘감쪽같은 그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배우 나문희와 김수안이다. 낯선 환경에 뚝 떨어진 두 인물을 우리와 같은 현실에 발붙이고 사는 누군가로 설득하는 건 오직 두 배우의 연기를 통해서 이뤄진다. 두 사람의 대화와 표정, 호흡만 지켜봐도 순식간에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배우의 연기가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배우들의 연기가 없었다면 이처럼 인위적인 상황극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감쪽같은 그녀’가 큰 야심을 보여주지 않는 건 장점이다. 할머니와 손주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쌓아온 전형성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영화는 신파로 흘러간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또 무엇이 있는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공주의 담임선생님 역할로 특별출연한 배우 천우희는 물론, 그에게 끝없이 구애하는 고규필과 아역 배우 임한빈, 강보경의 연기 모두 인상적이다. 다음달 4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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