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심의위 참석 후 '울분' 토로한 환자단체 대표, 이유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 참석 후 '울분' 토로한 환자단체 대표, 이유는?

안기종 환자단체 대표 "왜 환자의 죽음은 차별하나..건정심, 일정도 마구잡고 토론도 부족"

기사승인 2019-11-23 15:14:44


"왜 환자의 죽음은 차별하는가. 지금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은 정상적이지 않다"

최근 정부가 응급실 수가 개선과 안전요원 배치 등을 결정한 가운데 환자단체 대표가 울분을 표하고 나섰다.

의료계의 이익에는 재정을 쏟으면서 환자 안전은 외면하는 등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환자 등 가입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열렸던 22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건정심에 참여한지 4년째다. 그런데 오늘만큼 무력하고 울분이 치솟은 적이 없었다"며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건정심은 보건의료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정부 산하 위원회다. 보건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으며 공익,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대표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22일 개최된 건정심에서는 ▲응급실 적정수가 보상 추진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수가 개선 ▲7개 질병군 포괄수가 6.5% 인상 등이 결정됐다. 안 대표도 시민단체 위원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었다.

안 대표는 글을 통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가산하는 안건과 의료계가 요구한 안전요원은 별도로 배치하지만, 환자단체가 요구한 안내 상담 인력은 배치가 아닌 기존 인력에 지정할 뿐이고 응급의료평가와 연계하는데 내년 2020년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202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필수로 한다는 거다"라며 이날 건정심 결정사안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응급실 안전에는 재정을 쏟아 부으면서 왜 수술실 안전은 외면하는지 항이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건정심 회의에서 임세원 교수의 억울한 죽음은 언급하면서 왜 권대희, 재윤이, 예강이의 억울한 죽음은 언급되지도 없고, 정책도 없고 재정투입도 없냐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건정심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안 대표는 "지금 건정심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정도 위원들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 잡는다"며 "그동안 건정심은 가입자단체가 이해하고, 동의할 때까지 토론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닌거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왜 똑같이 병원에서 어처구니 없이 죽었는데 그 죽음이 의사와 환자에 있어서 차별받고, 개선을 위한 정책, 제도, 법률에 있어서 차별받아야 하는지 나는 이해도 안되고 이 상황을 받아들일수 없다. 이게 대한민국인가"라며 "보건복지부와 국회, 이제 더 이상 의사와 환자를 차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 했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2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건정심 결정사안을 보면 모두 의료계의 요구사항이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진료거부권은 법안소위에 올라와있지만 수술실 CCTV는 빠져있다. 불공평할 정도로 환자의 죽음과 수술실 안전은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건정심에서는 각 위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개진되고 논의한 뒤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여유를 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간에 쫒겨 결정했다는 인상이 든다. 강하게 의의가 제기된 안건일 경우 해당 사안을 다음번 회의로 미루더라도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