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관장 류용환)이 12월 ‘이달의 문화재’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친 내력, 지은 날짜 등을 기록한 상량문을 선정해 한 달 동안 전시한다.
상량문이란 집의 골격이 완성되었다는 단계를 의미하는‘상량제(上樑祭)’를 지낼 때 작성하는 제문(祭文)으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친 내력, 지은 날짜, 찬문(讚文), 지은 사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상량문은 상량대에 직접 쓰는 것이 보통이나 쓸 내용이 경우에는 종이나 비단에 상량문을 적어 상량대에 홈을 파고 그 안에 보관하였다.
상량문의 찬문에는 동서남북상하 각 방위의 앞에 ‘아랑위포량(兒郞偉抛梁)’이 공통으로 들어가는데, 이 때문에 상량문을 아랑사(兒郞詞), 육위(六偉), 아랑지송(兒郞之頌), 아랑지문(兒郞之文)이라고 부르며 양송(樑頌)으로 부르기도 한다.
상량문을 작성할 때에는 시작과 끝에 ‘용(龍)’과 ‘귀(龜)’자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물을 다스리는 용과 거북을 통해 집에 화재가 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상량문은 2016년 국가민속문화재 제289호로 지정된 ‘대전 동춘당 종택’의 상량문이 전시된다. 이 상량문은 1835년 동춘당 송준길(同春堂 宋浚吉)의 7대손인 송문희(宋文熙)가 작성한 것으로 동춘당의 전래와 이건(移建) 과정을 기록하고 있어 종택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외에도 송준길의 손자인 송병익(宋炳翼)이 송촌에 지은 송월당(松月堂)의 상량문과 19세기 후반 경복궁 각 전각의 상량문을 모아 필사한 책인‘각전상량문(各殿上樑文,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60호)’을 전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상량문은 가옥의 내력과 상량 후 집안이 더욱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문서”라며 “상량문의 내용을 통해서 당시 생활상 및 사회상을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자료”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대전시립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자료에 대한 기증기탁, 수집 제보는 상시 가능하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