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달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한 70만7009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시장 악화 등의 영향으로 특히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부진됐다. 대어급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국내 5개사 내수 판매도 모두 줄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1월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현대·기아차·쌍용차·르노삼성·한국지엠)의 글로벌 판매는 70만70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내수의 경우 13만6414대로 2.5% 감소했고, 수출도 57만595대로 1.8% 가량 줄었다.
업체 별로 살펴보면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만이 판매가 소폭 증가했다. 특히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내시장에서는 5개 업체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차가 6만3160대를, 기아차가4만8615대, 쌍용차 9240대, 르노삼성이 8076대, 한국지엠이 7323대를 각각 팔았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각각 11.7%, 10.6%의 감소세를 보였고,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도 각각 1.5%, 0.2%, 3.9% 판매가 줄었다.
해외시장의 경우 한국지엠과 기아차가 각각 5.5%, 1.1% 소폭 증가했지만 나머지 3개사는 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쌍용차는 43.6% 감소했으며,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24.7%, 현대차는 3.0% 줄었다.
◇현대차, 그랜저 '돌풍'에도 판매량 감소
현대차는 11월 국내 6만 3160대, 해외 32만 9087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9만 2247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5%, 해외 판매는 3.0% 감소한 수치다.
국내시장에서 세단은 그랜저(하이브리드 모델 2312대 포함)가 1만 407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고,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1203대 포함)가 8832대, 아반떼가 4475대 등 총 2만 4757대가 팔렸다.
특히,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로 국내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랜저는 7개월 만에 월 1만대 판매 돌파하고, 국내 시장 베스트셀링카 타이틀을 탈환하는 동시에 ‘더 뉴 그랜저’의 누적 계약도 4만대에 육박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쏘나타는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모델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5% 성장하며 그랜저와 함께 세단 판매를 견인했다.
RV는 싼타페가 7001대, 팰리세이드 4137대, 코나(EV모델 852대, HEV모델 689대 포함) 3720대, 투싼 3279대 등 총 2만 813대가 팔렸다.
넥쏘는 전년 동월 대비 4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2018년 3월 출시 이래 역대 최대 판매실적인 699대가 팔렸다.
상용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 상용차가 총 1만 1746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 상용차는 2205대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가 1339대, G80가 1214대, G90가 1086대 판매되는 등 총 3639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판매 부진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는 연말에도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및 통상 환경 악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고객 지향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실적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셀토스 4개월 연속 '1위'
기아차가 11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4만 8615대, 해외 20만 327대 등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24만 894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0.2% 감소, 해외 판매는 1.1% 증가한 수치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4만 541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K3(포르테)가 2만 5890대, 리오(프라이드)가 2만 3911대로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인 셀토스(6136대)가 지난 7월 출시 이후 4개월만에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네 달 연속 소형 SUV 시장 판매량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승용 모델은 K7 6000대, 모닝 4675대, K3 4064대 등 총 2만 114대가 판매됐다.
특히 이번 달 출시 예정인 3세대 K5는 지난주까지 사전계약 대수 약 1만 2000대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RV 모델은 카니발 5722대, 쏘렌토 5600대, 스포티지 2564대 등 총 2만 3842대가 팔렸다.
상용 모델은 봉고Ⅲ가 4383대 팔리는 등 버스와 트럭을 합쳐 총 4659대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의 경우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3만 7977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렸고 리오(프라이드)가 2만 3911대, K3(포르테)가 2만 1826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출시를 열흘 앞둔 3세대 K5는 지난달 사전계약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고객들의 많은 관심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디자인∙성능∙사양 등 모든 면에서 혁신적으로 진화한 3세대 K5는 올해 연말과 내년 기아차 판매 모멘텀 강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두 달 연속 내수 판매 증가세
한국지엠은 11월 총 3만9317대(내수 7323대, 수출 3만1994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내수 판매는 전월 대비 14.5% 증가한 총 7323대로,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쉐보레 스파크는 총 3162대가 판매되며 쉐보레의 베스트셀링 모델임을 입증했다. 이는 전월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스파크는 지난 8월 이후 3달만에 월 판매 3000대 선을 회복했다. 쉐보레 트랙스와 말리부는 각각 1048대, 775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7.9%, 7.2% 증가세를 기록했다.
볼트 EV는 총 690대가 판매되며 올해 최대 월 판매를 보였다.
콜로라도는 지난달 총 472대가 판매되며 국내 시장 내 미국산 정통 픽업트럭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달 중순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쉐보레 트래버스는 영업일 기준 약 열흘만에 총 322대가 판매되며 수입 대형 SUV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시저 톨레도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볼트 EV 등 쉐보레의 주력 판매 차종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최근 선보인 신규 라인업도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판매량 두 자릿수 감소
르노삼성은 지난달 전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총 1만5749대를 판매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3.9% 감소한 8076대가, 해외시장에서는 24.7% 감소한 7673대가 팔렸다.
국내 시장에서 QM6는 전월 대비 18.4%, 전년 동기 대비 50.7% 늘어난 5648대 판매되며 2016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월간판매대수 5000대를 넘겼다. LPe 모델이 3626대 판매되며 QM6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GDe 모델도 LPe 모델의 뒤를 이어 1808대 출고되며 전체 QM6 판매의 32%를 차지했다.
SM6 판매량은 975대를,. SM3 Z.E는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58대, 르노 트위지는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한 167대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6188대, QM6 1275대, 르노 트위지 2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쌍용차, 11월 해외판매 전년비 46.8% '급감'
쌍용차는 지난달 전세계에서 총 1만754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5% 감소한 수치다. 내수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한 9240대, 해외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46.8% 감소한 1514대가 각각 판매됐다.
쌍용차는 "코란도 M/T 모델의 본격적인 현지 판매를 앞두고 현지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곧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