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손해배상한도 등을 놓고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연내 매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은 이날까지 계약서 조건 협상을 마치고 오는 12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합병(M&A)에 있어 본실사를 생략하기로 하는 등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본협상 과정에서 계약서에 명시하는 우발 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가격조정한도는 당초 금호 측에서 매각에 나선 후보들에게 3%로 정하자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본협상에서는 논의 끝에 5%로 정하기로 양측이 대략 합의한 상태다.
문제는 손해배상한도에 관한 부분이다. 현산 컨소시엄 측은 기내식 사건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 측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산 컨소시엄 측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확인하고 제재를 추진함에 따라 이후 과징금 등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재인수할 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지주사로 싸게 넘겼다는 의혹도 손해배상한도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주 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놓고도 이견이 엇갈렸지만 이는 대략 현산 컨소시엄의 요구대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보통주(신주)를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산 컨소시엄은 구주를 사는 데 32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 측은 구주 가격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참작한 4000억원대를 주장했으나 이 같은 요구가 협상 테이블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초 예정됐던 12일에 SPA 체결이 연말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거래 무산에 이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현산 컨소시엄이 연내 SPA 체결을 마무리하게 되면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