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영토확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대표적으로 전기차·노트북·휴대폰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 국내 제조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해외 2차전지 생산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GM 글로벌테크센터(GM Global Tech Center)에서 메리 바라(Mary Barra) GM CEO 회장, 신학철 LG화학 CEO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법인은 50:50 지분으로 양사가 각각 1조원을 출자하며,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장 부지는 오하이오(Ohio)주 로즈타운(Lordstown)으로 내년 중순에 착공에 들어가며 양산된 배터리셀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된다.
양사는 이번 합작을 통해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며 성장도 빠르다. 시장조사기관인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52만대에서 2021년 91만대, 2023년 132만대 등 연평균 26% 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 등 전세계 4각 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업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화학은 5개의 자체 생산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공장 등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CEO 부회장은 이번 합작법인과 관련해 “LG화학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 안전성과 신뢰성, 양산경험 등 기술솔루션을 고객에게 공급해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에너지·화학사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분야 글로벌 플레이어(Player)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의 준공식을 가졌다.
금번 준공된 BEST 공장은 약 5만 평(16.8만㎡) 부지에 전극라인 2개, 조립라인 4개, 화성라인 4개의 전기차 연산 약 1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로 건설됐다.
SK이노베이션은 준공을 통해 서산 배터리공장 4.7GWh를 포함해 전기차 연산 약 25만대에 공급 가능한 약 12.2GWh 생산능력을 갖췄다. 지난해 건설에 들어간 헝가리 코마롬 공장이 곧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19.7GWh로 확대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서산 2공장(지난해 9월부터 양산) ▲완공될 유럽 헝가리 코마롬(Komárom) 배터리 1·2공장 ▲준공된 중국 합작사 ‘BEST’(베이징 자동차, 베이징 전공과의 합작법인, 2020년 양산)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배터리 공장(2022년 양산 예정)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 유럽, 미국에 이르는 글로벌 4각 생산체계를 완성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첫발을 내디딘 매우 의미 있는 준공”이라며 “향후 중국의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산업과 공동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